6일 서울 구로경찰서는 5월 초부터 최근까지 다세대주택이나 빌라 입구 등지에 최소 6차례 불을 지른 혐의(현주건조물방화죄)로 김 아무개 군(14) 등 4명을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구로3동과 4동 주택가에서는 새벽 시간대에 쓰레기봉투, 청소도구, 전단 뭉치 등이 불에 타는 일이 잇따라 발생했다.
다행히 불이 건물 전체에 옮겨 붙는 대형화재로 이어지지는 않았고 인명피해도 없었다.
그러나 동네에서 계속 누군가가 불을 지르고 다닌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주민들의 불안감이 커졌다.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지만 폐쇄회로(CC)TV가 없는 곳이 많아 용의자가 쉽게 특정되지 않았다.
그러다 지난달 초 무엇인가 타는 냄새에 밖으로 나온 건물 주인이 불을 지르고 도망가는 중학생들을 목격했고, 이들 중 한 명이 유독 키가 작았다고 경찰에 신고하면서 수사가 진전됐다.
경찰은 구로동 주택가에서 잠복하고 주변 상가를 순찰한 끝에 한 PC방 주변을 배회하던 김 군 등 4명을 붙잡았다.
이들은 경찰에 순순히 범행을 자백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 결과 김 군 등은 같은 중학교에 다니는 친구 사이로, 그전에도 물건을 훔치는 등 함께 비행을 저질러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경찰에서 “재미 삼아 라이터로 불을 질렀는데 처음 불을 지른 후 걸리지 않아서 계속 하게 됐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현재까지 확인된 방화는 6건이지만 이들이 10여 차례 불을 질렀다고 진술한 만큼 추가 범행을 조사하고 있다.
박민정 기자 mmjj@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