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혁신위원회. 이종현 기자
그의 갑작스런 ‘불출마 선언’의 불똥은 여당이 아닌 새정치민주연합에 튀었다. 혁신위원회까지 가동하는 새정치연합에선 현재까지 내년 총선 불출마를 공식선언한 인사는 문재인 대표뿐이다. 정작, 대대적인 ‘혁신’으로 당을 바꿔야할 정당이 너무 조용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혁신위원들은 잇따라 당내 중진의원들을 향해 ‘직격탄’를 날렸다.
혁신위원인 조국 서울대 교수는 지난 4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용퇴를 하실지, 적지에 출마를 하실지 어떤 것이 총선 승리에 도움이 될 것인가에 대해선 원로 중진 분들이 스스로 아시지 않겠느냐”고 압박했다. 지난 7월 당내 586의원 대표 격인 이인영 의원을 향해 ‘적지 출마’를 촉구했던 이동학 혁신위원도 자신의 SNS를 통해 “이미 우린 (새누리당에) 지고 있다. 쇼라 할지라도 쇼에서도 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의원들의 ‘용퇴’ 문제는 혁신위가 관여할 사항이 아니다. 때문에 혁신위에선 8월 중순 이후 발표하게 될 ‘공천 룰’(선출 공직자 평가작업)을 통해 자연스럽게 세대교체가 될 것을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당내 일각에선 김 최고위원의 ‘불출마’를 혁신위가 ‘압박’수단으로 삼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하고 있다. 당 관계자는 혁신위의 ‘용퇴’주장에 대해 “김 최고위원은 자기 정치를 위해 불출마 선언을 한 거 아니냐”며 “혁신을 위한 ‘용퇴’는 정치적 의미가 다르다. 또 곧 국정감사인데 때가 아니다. 여당 인사 불출마로 압박하는 방식은 반발만 생길 것”이라고 꼬집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혁신위가 공천 룰을 발표하기 전에 사전에 여론을 형성하려는 의도 아니냐”고 지적하기도 했다.
일각에선 혁신위가 당내 중진들을 몰아내고 자신들이 들어오려는 ‘꼼수’ 아니냐고 경계성 비판을 내놓기도 한다. 신당 창당에 관심이 많은 한 중진의원은 “혁신위원 중에 내년 총선 불출마를 한 사람이 있느냐”며 “자신들 먼저 총선 불출마를 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당 관계자들의 말에 따르면 내년 총선 불출마를 결심한 일부 중진들은 발표 시기를 조율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관계자는 “국감 이후부터는 중진들의 ‘희생’이 이어지지 않겠느냐”고 전망했다.
김종민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