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천 전 대표
이날 빈소를 찾은 각계 인사들은 박 전 대표의 장점을 칭찬하며 그의 별세를 아쉬워했다. ‘영원한 맞수’로 꼽혔던 박희태 전 의장도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박 전 의장과 박 전 대표는 1938년생, 서울법대 동기, 13대 총선으로 정치권 입문, 당 대변인, 당 대표, 법무부 장관 등으로 비슷한 길을 걸어 왔다. 박 전 의장은 기자들을 만나 “좀 더 살았으면 좋았을걸. 요새 70이면 한창 일할 나이다”라며 “시끄러운 정치판에서 보석 같은 존재인데 갑자기 돌아가셔서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와 서울법대 동문인 한 여권 관계자도 그와의 만남을 회상하기도 했다. 이 관계자는 “여당과 야당으로 당도 다르고 가는 길이 달라 만남이 잦진 않았지만 그럼에도 만나서 이야기하면 말이 통하는 사람이었다”며 “호불호가 뚜렷하고 성격도 급한 편이지만 일리 있는 제안은 적극 수용하는 합리적인 사람이었다”고 그를 회상했다.
박 전 대표와 같은 동교동계로 분류되는 김경재 대통령비서실 홍보특별보좌관도 담배에 얽힌 추억을 이야기했다. 김 특별보좌관은 “박 전 대표가 담배를 너무 많이 펴서 ‘형님 그러다 큰일 납니다. 담배 좀 끊으세요’라고 말한 게 한 두 번이 아니었다. 박 전 대표가 하루에 담배 3갑, 많이 피울 때는 4갑까지 피울 정도였다”며 “박 전 대표가 식욕도 좋고 활동적이어서 담배가 아니었으면 15년 이상 더 살았을 것 같다.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김 특별보좌관은 며 “대통령이 된 DJ가 동교동계 인사를 최대한 임명직에서 배제할 때 박 전 대표가 직접 DJ에게 자신이 법무부장관이 돼야 하는 이유를 설명해 관철시켰다. 그만큼 박 전 대표가 DJ에게 직언할 수 있었고 DJ도 논리정연한 박 전 대표의 말을 존중했다”고 덧붙였다.
김태현 기자 toyo@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