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세상이 많이 변했지만 적어도 국가에 대한 사랑은 변하지 않았으면 했다. 국기, 애국가, 국화는 애국의 세 가지 상징물이다. 국기 없는 나라도, 국가 없는 나라도 없다. 심지어 서울시엔 ‘시가’도, ‘시화’도 있다.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은 ‘애국가가 국가가 아니라’고 했다. 그건 국가를 부인하는 거다. 국민의례를 안 하겠다는 것도 마찬가지다. 이런 부분을 놔두면 안 된다. 하지만 현재 우리나라에 국기와 애국가 그리고 무궁화를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법령이 미흡하다. 대한민국 국기법만 있을 뿐 애국가와 무궁화에 관한 법 자체가 없더라. 이런 목적 때문에 법안 발의를 했다.”
이노근 의원은 자료 뭉치를 가져와 조목조목 법안의 내용을 설명했다. 세계 각국이 국기와 국가 그리고 국화를 법으로 어떻게 규정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자료였다. 미국은 국기와 국가를 법령으로 규정하고 프랑스는 국기와 국가, 국화에 관한 내용이 헌법에 명시돼 있었다. 사우디, 러시아 등 75개국은 국가를 헌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법안을 발의한 지 4개월가량 지났는데 진행상황은.
“국회 안전행정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법안 통과 가능성에 대해 낙관하진 못하겠다. 이 법안은 이미 행정자치부와 상의를 끝냈다. 행자부 역시 국기와 국가에 관한 법은 통과 의지가 강하다. 하지만 야당 의원들이 지금 이 법안을 급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야당이 협조해주지 않으면 통과가 어려울 것 같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애국법에 대해 “차라리 대통령 존경법을 만들지…”라고 지적했는데.
“(언성을 높이며) 그 사람은 항상 자기 존재감을 드러내려고 한다. 일종의 정치 액션이다. 성남시장이 행사할 때 애국가를 하기는 하나. 그렇다면 성남시 조례에 명시된 시가도 없애야 할 것 아닌가. 그 사람은 평상시에 모든 게 그렇다. 애국법에 대해 비판적인 사람들을 이해할 수 없다. 이들은 이것만 비판하는 게 아니다. 대한민국 정부에서 뭘 하려고 하면 항상 반대만 한다.”
―이 시장뿐만이 아니다. “나라를 권위주의로 회귀시키고 파시즘을 강요하는 법이다”는 반론도 만만찮다.
“뭘 모르고 하는 소리다. 개인의 자유를 중요하게 여기는 미국도 국기와 국가에 관한 내용을 법으로 보장하고 있다. 더구나 애국 3법은 공공기관의 공무원과 정당의 공식행사에만 국한해 적용된다. 물론 법안을 반대하는 사람들은 그런 점을 알면서도 비판한다. ‘이게 부족하니까 뭘 이렇게 해보자’고 하면 상관없는데 그런 것도 아니다.”
―법안엔 ‘애국가를 임의로 변조해 부르는 것을 금지한다’는 내용도 있다. 어떤 목적인가.
“공식석상의 행사에서 애국가를 공식 음악으로 틀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민간에서 애국가를 편곡하는 건 자유지만 공공기관에는 가이드라인이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최근 애국가를 음산하고 우울하게 저음으로 편곡한 일이 있었다. 예술성이 가미된 행위라면 이해는 간다. 하지만 애국가를 이용해 이념적, 사상적 도발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라면 문제가 있다. 국가에 대한 모독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부분을 방지하기 위해서 변조를 금지했다.”
―애국가에 대해 특별한 추억이 있나.
“‘코리아 판타지’에 애국가가 들어가 있다. 해외 유명 오케스트라도 코리아 판타지를 연주하곤 한다. 코리아 판타지를 들어보면 정말 대단하다. 나는 베토벤하고 모차르트 교향곡을 굉장히 좋아한다. 코리아 판타지는 그런 작곡가들의 음악들과 동렬로 놓을 정도로 수준 높은 곡이다.”
최선재 기자 su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