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드레스트는 자동차 의자 위에 붙어 있는 목 받침대가 아니라 목 보호대 개념으로 진화하고 있다.
헤드레스트 장착은 의무 사항이다. 헤드레스트를 의무적으로 처음 달게 한 곳은 미국이다. 1969년이다. 이후 헤드레스트의 중요성은 더 강조되고 있다. 유럽의 경우만 하더라도 유로NCAP 테스트에서 헤드레스트의 안전성을 별도로 측정한다. 또 IIHS(미국 고속도로 안전보험 협회)의 충돌 테스트에도 헤드레스트 항목이 따로 있을 정도이다.
IIHS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목 부상이 획기적으로 줄어들게 된 것은 1969년 헤드레스트가 장착되기 시작하면서부터다. 하지만 초창기 헤드레스트는 말 그대로 목 받침대 수준이었다. 따라서 나아지긴 했지만 탑승자의 충격을 흡수하기에는 부족함이 많았다. 최근의 헤드레스트는 목 받침대에서 목 보호대라는 개념으로 진화하고 있다. IIHS에서는 충돌시험을 통해 발전하는 헤드레스트에 대한 기능 및 성능을 확인하고 있는데 재설계된 헤드레스트는 크게 3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 방식은 헤드레스트의 구조를 조금 바꿔 헤드레스트를 탑승자의 머리 뒤에 가까이 붙게 한 것이다. 많은 자동차 제작사가 이 방법을 선택했다.
두 번째는 능동형 헤드레스트로 사브가 이 방식을 도입했다. 추돌로 탑승객의 몸체가 시트 쪽으로 밀릴 때 시트백의 메커니즘이 헤드레스트를 밀어 올려 머리의 뒤쪽으로 향하는 방식이다. 사브 이외에도 GM 모터스와 닛산의 일부 모델이 이러한 방식의 헤드레스트를 장착하고 있다.
벤츠의 전자식 액티브 헤드레스트 작동 모습.
실제 미국에서 조사한 바에 따르면 능동형 헤드레스트를 장착한 사브, GM과 닛산 모델에서 개선된 헤드레스트가 도입되기 전의 유사 모델과 비교해서 목 부상이 43% 줄어들었다고 한다. 또 WHIP을 가진 볼보 차량의 경우 이전의 WHIP가 없는 차량과 비교해서 49%의 감소를 보였다.
최근에는 고급차의 옵션으로 프리크래쉬 헤드레스트가 적용되고 있다. 후방 레이더 또는 카메라 장치를 통해 추돌 가능성을 판단하고 추돌 예상 시 전동 시트 벨트와 승객의 헤드레스트가 작동하는 시스템이다.
볼보의 목 부상 방지 시스템(WHIPS) 작동 모습.
대수롭지 않게 여기던 헤드레스트가 이처럼 우리 목을 보호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헤드레스트의 위치에 따라서 효과가 다르다고 한다. 헤드레스트의 위치는 탑승자의 눈이나 귀가 받침대 중간 정도에 위치하는 게 좋다. 운전자의 머리 끝과 헤드레스트 끝이 수평이 되면 된다. 머리받침대와 머리 사이의 간격은 4~5㎝ 정도면 된다.
만일의 사고를 대비해 반드시 이렇게 맞추는 습관을 들이는 게 좋다.
이정수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