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 정부가 이희호 여사 방북 시점에 북에 ‘남북고위급회담’을 열자고 제안했지만 결국 성사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통일부 정준희 대변인은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정부는 8월 5일 통일부 장관 명의의 서한을 통해 북측 통일전선부장에게 남북 고위급 인사간 회담을 갖고 남북간 상호관심 사안에 대해 포괄적으로 협의할 것을 제의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통일부는 서한에서 추석 계기 이산가족 상봉, 광복 70주년 공동기념 행사 개최, 금강산관광 재개 문제 등을 논의하자고 제의했다. 아울러 회담 형식, 대표단 구성, 일자, 장소를 상호 협의로 정하고 필요시 사전접촉도 가질 수 있다는 입장을 제시했다.
그러나 북한은 이에 응하지 않았다. 특히 서한 자체를 수령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정 대변인은 “북한은 ‘상부로부터 지시받은 사항이 없다’면서 오늘 아침까지 우리 측 서한 자체를 수령하지 않고 있다”며 “충분한 검토 시간을 줬음에도 북한이 이를 접수조차 하지 않은 것은 남북관계에 대한 초보적인 예의조차 없는 것으로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이어 정 대변인은 “이는 북한이 남북대화를 통해 현안문제를 해결하고 남북관계를 개선해 나갈 의지와 진정성이 있는지를 의심케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 대변인은 그러면서도 “그럼에도 대화와 협력이 필요하다는 우리정부의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며 “북한이 하루 속히 대화 제의를 받아들여 남북간 현안을 협의·해결해 나감으로써 남북관계를 개선하길 다시 한번 촉구한다”고 밝혔다.
박정환 기자 kulkin85@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