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 DB
사진=대법원 홈페이지 화면 캡처
지난 11일 강용석 변호사가 대표로 있는 법무법인 넥스트로는 박원순 서울시장의 고발로 지난해 11월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기소된 일부 피고소인의 법률대리인으로 선임됐다. 법무법인 넥스트로는 이날 법원에 선임계를 제출하고 기록을 열람하는 등 재판 준비에 돌입했다.
피고소인 측에 따르면, 강용석 전 의원은 직접 공판에 참석하거나 재판을 맡지는 않을 방침이다. 하지만 강 전 의원이 대표로 있는 법무법인이 참여한다는 사실 자체로 재판은 새로운 국면을 맞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강용석 전 의원은 지난 18대 국회 당시 박원순 서울시장 아들 박주신 씨가 가짜 MRI를 통해 현역에서 4급 공익 판정을 받았다는 의혹을 가장 앞에서 제기한 바 있다. 이에 박원순 시장 측은 2012년 2월, 연세세브란스 병원을 찾아 신체검사를 받았고, 병원 측은 MRI 판독 결과 동일인이라고 결론 내렸다.
강용석 전 의원은 세브란스 측 발표 직후 국회의원직에서 물러났다. 이후 해당 건에 대해 오랜 기간 말을 아끼던 그는 3년만인 지난 6월 한 일간지에 당시 의원직 사퇴를 두고 “경솔했다. 분위기에 떠밀려서 사퇴 선언을 했던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런가 하면 최근 자신이 출연 중인 JTBC <썰전>에서는 “박원순 시장의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관련 심야 기자회견은 아들 관련 재판을 덮기 위해서였다”고 주장하는 등 또 다시 ‘박원순 저격수’로 나설 조짐을 보였다. 이 때문에 박원순 서울시장이 증인으로 정식 채택돼 법정에 나올 경우 강 전 의원이 직접 재판에 나올 가능성도 있다.
한편, 이번 재판 진행 과정에서 피고소인 사이에서는 갈등 양상도 전개되는 분위기다. 재판을 맡고 있는 한 변호사는 최근 한 인터넷 매체를 통해 “(피고소인 가운데) 순수하지 못한 분들이 있다”고 말하는가 하면, 한 피고소인은 또 다른 피고소인을 ‘박원순 시장 쪽 간자(간첩)’로 언급해 해당 피고소인이 법적 대응을 운운하기도 했다.
이들은 연세세브란스 병원 검사 당시 한 종합편성채널 카메라에 찍힌 ‘모자 쓴 남성’이 박주신 씨인지 제3의 인물인지를 두고 최근까지도 이견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피고소인들은 서로 다른 온라인 카페를 개설한 뒤 각각 재판에 대응하고 있다.
한 피고소인은 <일요신문>과 통화에서 “지금 공판이 산으로 가고 있다. 가짜 박주신을 직접 찾아내거나 박원순 시장 최측근이나 연세세브란스 병원 핵심 관계자 양심선언이 나오지 않는 이상 박원순 부자를 재판에 끌어내는 것이 최우선 과제인데, 의학적 지식을 늘어놓고 검증받으려는 장으로 변했다”며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이와 별도로 보수 진영에서는 박주신 씨의 공개 신검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조금씩 커지고 있다. 지난 11일 의료혁신투쟁위원회는 기자회견을 열어 주신 씨의 병역비리 의혹을 거듭 제기하며 공개적 신체검사를 촉구하기도 했다. 주신 씨 병역 의혹 관련 공직선거법 위반 4차 공판은 오는 17일 오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릴 예정이다.
김임수 기자 imsu@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