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일 교수.
인천성모병원 심장혈관내과 신동일 (제1저자) 교수,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백상홍 (교신저자) 교수팀은 한국인 관동맥 연축성 협심증 환자의 임상 특성과 예후에 대한 첫 대규모 임상연구 결과를 미국심장학회 (American College of Cardiology) 기관학술자매지인 JACC Cardiovasc Interventions (SCI IF 7.4) 6월호에 게재했다.
관동맥 연축성 협심증은 가슴이 조이거나 압박감이 오는 통증이 대부분 갑자기 일시적으로 나타나 진단이 어렵고 표준치료법도 정립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이번 연구가 한국인의 특성에 맞는 진단 및 치료법 개발을 위한 기초자료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신 교수팀이 2010년부터 2013년까지 11개 국내 대학병원 심혈관센터에 가슴 통증으로 방문한 환자 2129명을 대상으로 관동맥 안에 카테터를 이용해 특수약제를 주입해 혈관이 수축에 의해 좁아지는 유발검사를 실시한 결과, 이중 21.3%인 454명이 관동맥 연축성 협심증 환자로 진단됐다.
또한 환자들을 치료하며 평균 24개월 동안 추적 관찰할 결과, 0.9% (4명) 에서 심장사, 1.6% (7명) 에서는 부정맥, 1.9% (8명) 에서 심근경색증과 같은 급성 관동맥 증후군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동일기간 동안 유발검사에서 음성이었던 환자에서는 심장사가 없어 관동맥 연축성 협심증의 예후에 주의를 기울여야 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관동맥 연축성 협심증 환자의 예후에 영향을 미치는 위험인자는 흡연, 지속적인 가슴통증, 여러 혈관에서 연축이 발생한 경우로 조사됐다.
일반적으로 협심증은 심장을 둘러싼 관동맥이 좁아지거나 막히면서 제대로 혈액을 공급하지 못해 생긴다. 수도관을 오래 쓰면 좁아지듯이 동맥경화로 관동맥이 좁아지면서 혈액순환이 잘 이뤄지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관동맥 연축성 협심증은 스트레스나 흡연과 같은 자극으로 혈관에 연축, 경련이 생겨 혈관이 수축되며, 자극이 없어지면 혈관이 정상으로 회복할 수 있다. 마치 밤에 자다 근육에 쥐가 나서 꼼짝 못하다 근육이 풀리면서 증상이 없어지는 것과 같다. 또한 일반적으로 관동맥의 심각한 동맥경화가 발견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진단하기가 어렵다.
문제는 혈관이 수축된 상태가 지속되면 급성 심근경색증, 부정맥 등의 합병증이 생기고, 급성 심장사로 이어질 수 있어 보다 면밀한 임상적 주의가 요구된다.
인천성모병원 심장혈관내과 신동일 교수는 “관동맥 연축성 협심증은 서양보다 일본이나 한국과 같은 아시아 사람에게 많이 발생하는데 향후 이번 임상연구 결과를 기반으로 우리나라 관동맥 연축성 협심증 환자의 진단 및 치료 전략을 세우기 위한 연구 및 진료에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관동맥 연축성 협심증은 평소에는 통증이 없다가 극심한 정신적, 신체적 스트레스를 받을 때와 같은 상황에서 일시적으로 증상이 생겨 신경성이나 위장관계 질환으로 오진되기 쉬우므로 의심되는 증상이 생기면 재빨리 전문의와 상의해야 하며 특히 이번 연구결과 흡연은 고 위험인자로 조사된 만큼 관동맥 연축성 협심증 환자들에 있어 금연은 필수”라고 강조했다.
한편 신 교수는 일본, 이탈리아, 독일, 영국, 미국, 스위스와 공동으로 하는 관동맥 연축성 협심증 국제 다기관 연구에도 4년째 참여하고 있어 향후 국제 공동 연구 결과를 기대하고 있다.
박창식 기자 ilyo11@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