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지사는 이 자리에서 “전 세계 평화 세력의 일원으로서 일본 제국주의와 싸우고 식민지 지배 질서를 종식시키는데 기여한 한민족의 노력이 정당한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이어 한민족 독립 운동은 전 세계 식민지 독립 운동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고, 2차 세계대전에서 연합국 승리의 일익을 담당한 만큼 세계사에 기여한 우리민족의 역할을 재조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지사는 3·1운동과 윤봉길 의사 등 애국열사의 의거, 한반도와 만주, 연해주 등지에서 벌인 독립군의 투쟁 등을 열거하고, “국제정치의 냉엄한 논리 때문에 우리나라가 승전국의 지위를 얻지 못했다 하더라도, 후손들이 자랑스러운 역사를 ‘승리의 날’로 기념하는 것이 마땅한 도리”라고 강조했다.
안 지사는 또 한반도를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경쟁에 대해 우려를 표하고 “(대한민국이) 미국과 중국 어느 편에 서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양국이 서로를 잠재적 적국으로 여기지 않고 대결하지 않도록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를 위해 “수많은 독립 선열들의 정신이자 철학인 ‘아시아 평화 공동체’의 비전을 세우고, 우리가 먼저 앞장서자” 고 밝혔다.
안희정 지사는 ‘아시아 평화 공동체’를 “하나의 시장과 집단 안보체제에 기반을 둔 군사적 협력, 높은 수준의 외교적 협력을 실천하는 EU수준의 공동체”라고 정의하고, ‘아시아 평화공동체’가 한반도 통일의 열쇠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안지사는 독일이 유럽 공동체의 일원으로 주변국들과 신뢰를 구축한 것이 통일의 기반이 됐다고 분석하고, “남과 북이 아시아 단일 시장과 집단 안보체제 형성을 위해 함께 노력하고, 아시아 평화공동체의 중심에 선다면 주변국들이 한반도 통일을 아시아의 번영과 평화를 위한 중요 과제로 인식하고 지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통일을 위한 선결 과제로 ▲ 20세기 식 낡은 진보·보수의 이념갈등을 끝내고 ▲ 우리나라가 좀 더 주도적으로 북한과 대화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 세계와 한반도 평화를 위한 미국의 역할론도 제시했다. 안지사는 “21세기에도 미국이 전 세계 평화와 민주주의 수호 국가로서 자기 역할을 다 해 주기를 희망한다”며 ‘아시아 평화 공동체’ 구성에 대해 미국이 지원해줄 것을 요청했다.
끝으로 안 지사는 “충남은 평화적인 교류를 통해 동북아 공동 번영을 이끈 백제의 역사적 전통을 가지고 있다. 충청남도가 ‘아시아 평화 공동체’의 비전을 선도적으로 만들어가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또 “민선 6기 1년을 맞아 ‘대한민국의 새로운 미래를 선도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고 소개한 뒤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자치분권과 행정, 농업 혁신을 선도하고, 새로운 성장동력과 행복한 삶의 해법을 찾는데도 앞장설 것이며, 여기에 더해 분단 극복과 아시아 평화 공동체의 시대적 과제를 선도적으로 풀어 나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안 지사는 충남도가 연내 ‘환황해 시대 위원회’를 구성하고, 평화를 주제로 각국 지방정부 지도자들과 학자, 언론인들이 머리를 맞대고 토론하는 ‘환황해 포럼’을 개최하겠다고 밝혔다.
김정훈 기자 ilyo41@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