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 때문이라도 노 키즈 존을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얼마 전 강원도 춘천에 있는 한 음식점에서 유모차에 탄 아기가 종업원이 나르던 찌개에 데는 사고가 일어났다. 부모는 식당을 상대로 소송을 냈지만, 식당과 부모가 7:3의 비율로 과실이 있다는 법원의 판단을 받았다. 음식을 흘린 것은 종업원의 명백한 잘못이지만, 음식을 나르는 통로에 유모차를 둬 통행에 지장을 준 점은 부모의 과실이라는 점에서다.
자영업자 박 아무개 씨(49)는 “뜨거운 음식이 오가는 식당에서 뛰어다니는 아이들을 제지하지 않는 부모를 보면 조마조마하다. 아이가 다치기라도 하면 누구 책임을 물을 거냐”고 토로했다.
반면 노 키즈 존은 명백한 차별이라는 주장도 만만찮다. 한 육아 카페 이용자는 “그럼 노인 금지 식당, 장애인 금지 식당도 가능하다는 얘기냐. 아이를 잘 간수하는 부모들에 대한 명백한 차별 아니겠느냐”고 글을 올려 불만을 표했다. 가족끼리 여행을 가서 카페를 찾았다가 입장 거부를 당한 경험이 있다는 여성 역시 “기분 좋게 찾아간 여행지에서 문전박대를 당해보니 억울한 감정이 들더라”고 털어놨다.
노 키즈 존은 비단 우리나라만의 움직임이 아니다. 말레이시아항공 등 외국 항공사 중에는 비행기에 노 키즈 존을 만든 곳도 있다. 호주 퀸즐랜드의 한 유명 식당은 7세 미만의 어린이를 받지 않는 방침을 세워 호주 전역에서 논란이 된 일이 있었다. 식당 주인은 “아이들이 시끄럽게 굴도록 방치한 엄마들의 탓”이라며 노 키즈 존 방침을 굽히지 않았다.
서윤심 기자 heart@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