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와 관련, 최근 일본 주간지 <주간신조>는 내과전문의 아키쓰 도시오 원장의 설명을 빌려 암을 멀리할 수 있는 식습관을 소개했다. 예를 들어, 아침식사로 계란프라이와 소시지 중 어느 것을 선택해야 유리할까. 눈치 챘겠지만 정답은 계란프라이다. 소시지의 경우 가공과정에서 쓰이는 아황산염이라는 첨가물이 몸 안에 들어갔을 때 발암제가 될 수 있다. 가능하면 피하는 게 상책. 다만 최근에는 보존료, 첨가물이 적은 소시지가 출시되고 있으므로 꼼꼼하게 살핀 후 선택하는 것도 괜찮다. 해로운 것은 소시지가 아니라 첨가물이기 때문이다. 다음에 소개하는 양자택일 문제를 통해 일상생활에 숨어 있는 발암 위험요인을 체크해보자.
도시 출신보다 시골 출신이 위암에 취약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그 이유는 어린 시절 ‘파일로리균’이 섞여있는 우물물이나 샘물을 마셨을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일요신문 DB
A. 스트레스에 찌든 도시인들은 신경을 많이 써 위가 아플 일이 많다. 반면, 풍경 좋은 곳에서 한가로이 전원생활을 하는 이들은 건강하다는 이미지를 떠올린다. 그런데 위암 예방이라는 관점에서 볼 때 “의외로 시골 출신이 위험군에 속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대체 이유가 뭘까.
관건은 ‘파일로리균’이라는 세균의 존재다. 한 조사에 따르면 “위암 환자의 94%가 파일로리균에 감염됐다”는 보고가 있다. 덧붙여 “파일로리균 감염자의 위암 발생률은 비감염자의 5배에 가깝다”고 한다. 한 가지 주목해야 할 점은 파일로리균에 감염된 50세 이상의 일본인이 무려 70~80%로 매우 높다는 사실이다(한국인은 약 70%가 감염됐다고 추정). 영국, 프랑스 등 다른 선진국이 20~30%인 것에 비교하면 엄청난 수치다.
원인으로는 어린 시절 우물물이나 샘물을 마신 것이 꼽힌다. 이러한 물에는 파일로리균을 비롯해 다양한 세균이 섞여 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우물물을 마신 경험은 도심보다 상수도 보급이 더뎠던 지방에서 자란 사람이 단연코 많을 것. 따라서 “도회지 사람보다 시골 출신이 위암 위험이 높다”는 지적이 나온다.
Q. 소금에 절여 말린 생선 vs 딸기 생크림케이크
A. 어느 쪽이 암을 유발하기 쉬울까. 생선은 DHA 등이 풍부해 건강에 좋은 식품으로 알려졌다. 이에 반해, 케이크는 대표적인 고칼로리 식품으로 비만의 원인이 된다. 이 같은 이유에서 “답이 너무 빤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사실 암 예방 관점에서는 말린 생선 쪽이 위험하다.
포인트는 ‘소금’이다. 소금의 자극은 매우 강렬해 세포를 손상시킨다. 이런 자극물을 매일 대량으로 위 속에 넣는다면 위벽이 거칠어지는 건 당연지사다. 세포 복원과정에서 암세포가 생길 가능성도 커진다. 반면, 케이크의 당분은 암 예방에서 볼 때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다만 과도하게 섭취하는 것은 금물이다. 설탕은 체내에서 칼슘을 감소시키는데, 칼슘이 바로 위암이나 대장암 발생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소금에 절인 건어물만큼 암 위험성이 높진 않더라도 당분 역시 적당량을 섭취하는 게 좋다.
Q. 와인 3잔 vs 위스키 더블 1잔
하지만 술이라는 것은 적당히 잘만 마시면 백약의 으뜸, 백약지장(百藥之長)이 된다. 확실히 “하루 15㎖ 이하의 알코올을 섭취하는 사람은 전혀 마시지 않는 사람보다 암 사망률과 전체 사망률이 떨어진다”는 데이터도 있다. 의학적으로 허용되는 음주량은 정종의 경우 1홉, 맥주는 1병, 와인은 2잔, 위스키는 더블 1잔이다. 이를 잘 기억했다가 그 한도를 넘지 않도록 하자. 즉, Q3의 정답은 알코올도수가 아닌 주량의 문제로 와인 3잔 쪽이 발암 위험이 높다.
Q. 철분 보충제를 먹는 사람 vs 먹지 않는 사람
A. 보충제(영양제) 섭취에는 주의가 필요하다. 대표적인 예로 철분을 상습적으로 장기복용하면 몸에 불필요한 철분이 쌓여 철 과부하를 유발할 수 있다. 과도한 철분은 심장질환과 간암 발생률을 높이는 부작용이 따르므로 필요 이상의 복용은 자제해야 한다.
녹황색 야채에 많이 들어있는 베타카로틴(β-carotene)도 ‘암 예방에 좋다’는 이유로 인기가 많은 보충제 중 하나다. 그런데 놀랍게도 최근 연구결과, “베타카로틴을 보충제로 과다 복용할 경우 체내 산화물질이 늘어나 세포와 유전자를 훼손시키고 암을 유발할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원래 야채를 통해 베타카로틴을 섭취하면, 인체에 필요한 만큼만 흡수되고 나머지는 체외로 배출된다. 이때 흡수율은 약 30%로 알려졌다. 하지만 보충제에 의한 베타카로틴의 흡수율은 80~90%로 무척 높은 편이다. 이 잉여분이 체내에 쌓여 독이 되고, 오히려 암 발생률을 높이는 결과를 초래하는 것. 뭐든지 과유불급이다. 일각에서는 “천연 영양물질과 화학구조가 같다고 해서 효능이 동일할 순 없다”며 영양제 복용에 대한 회의론을 제기하기도 한다.
Q. 식사제한 vs 운동감량 다이어트
A. 우선 식사제한은 면역물질의 주성분인 단백질 부족으로 이어진다. 이것이 면역력 저하를 부추기고, 암 발생 가능성을 높인다. 만일 암에 걸린 사람이라면 진행속도가 더 빨라질 위험도 있다. 물론 운동을 통한 감량에서도 단점은 존재한다. 심한 운동은 활성산소를 발생시키고, 면역력 저하로 이어지기 때문에 도리어 해가 된다. 건강을 위해서는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적당히 운동을 하는 것이 최상이다.
Q. 담배 하루 10개비씩 40년 vs 하루 40개비씩 5년
하루 10개비씩 40년이면 브링크만지수는 400, 하루 40개비씩 5년이면 200이라는 결과가 나온다. 후자의 경우처럼 담배를 하루에 2갑(40개비)씩 피우면 단번에 폐가 타격을 받을 것 같지만, 위험수치 400에 이른 것은 전자 쪽이다. 하루에 1갑 분량에 못 미치는 흡연일지라도 장기간 지속한다면 골초수준으로 폐암 위험률이 높아지는 것이다. 참고로 브링크만지수는 누적되는 독이라 금연을 해도, 유감스럽지만 그동안 폐에 가한 해로움이 ‘제로’가 될 순 없다. 하지만 더 이상 몸에 독을 가하지 않는다는 의미에서 금연은 역시 중요한 암 예방법이다.
Q. 자위를 즐기는 남성 vs 금욕적인 남성
Q. 부모형제가 폐암 vs 대장암, 유전에 관계하는 것은?
A. 유전성 암이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다. 그렇지만 “아버지가 폐암, 오빠도 위암에 걸렸기 때문에 우리 집은 암 가족력이 있는 가계”라고 하는 것은 맞지 않다. 이는 세간의 이미지와 달리 ‘암 가계(家系)’가 아니다. 암 가족력은 “집안에 대장암인 사람이 많다”와 같이, 특정암 리스크가 높은 것을 가리킨다. 특히 유전성이 강한 암은 대장암, 유방암, 전립샘암 등 3가지가 꼽힌다. 따라서 정답은 대장암이 된다.
한편 위암은 기본적으로 유전되지 않는다. 그렇지만 부모 형제가 거의 위암으로 사망했다면, 이는 유전보다는 ‘가풍’을 의심해야 한다. 가족들이 모두 짜고 뜨거운 음식을 좋아했다든지 식습관이 잘못됐을 가능성이 높은 것. 염분 섭취량에 신경 쓰고, 위장에 좋은 식습관으로 고친다면 위암은 예방할 수 있다.
강윤화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