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2월 16일 친이계 최대 모임인 ‘함께 내일로’가 서울 수유동 아카데미하우스에서 2010년 상반기 워크숍 및 단합모임을 가졌다. 일요신문 DB
이처럼 계파 내에서 미묘한 분열이 있긴 했지만 친이는 당내 주류라는 이름으로 이 전 대통령 국정운영을 도왔다. 특히 2008년 7월 출범한 ‘함께 내일로’는 이재오 의원계를 중심으로 범친이계 인사들이 참여한 최대 규모 모임이었다. 출범식 당시엔 40여 명의 친이 의원들이 이름을 올렸지만 그 후 70여 명까지 늘어났다. ‘MB 친위대’를 자처했던 이들은 이 전 대통령을 위해 한 목소리를 냈다.
그러나 세종시 수정안을 놓고 이 전 대통령이 박근혜 당시 의원에게 패한 이후 ‘함께 내일로’는 쇠퇴기를 맞게 된다. 힘의 추가 박 대통령에게로 쏠리자 범친이계인 함께 내일로도 위축됐던 것이다. 그러다 2011년 4월 재보선에서 패한 친이계가 사실상 당내 주류 자리를 친박에 내주면서 함께 내일로는 해체론에까지 휩싸였다. 내부 격론 끝에 모임은 남았지만 별다른 활동은 없었다. 정기적인 만남도 거의 없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함께 내일로 소속이었던 한 친이계 의원은 “박 대통령이 유력 주자로 부상하면서 동료 의원들이 함께 내일로 소속이라는 것을 부담스러워했다. 소속 의원 몇몇은 ‘월박’하기도 했다”고 귀띔했다.
이처럼 명목만 유지됐던 함께 내일로가 다시 주목받은 것은 지난해 10월 대규모 모임을 가진 것으로 알려지면서다. 당시 30여 명의 친이계 전·현직 의원들이 참석한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의 친이계 의원은 “가끔 식사자리를 갖긴 했는데 그래봤자 4~5명이 나오곤 했다. 그런데 30명이나 모여서 서로 놀랐다. 7년 가까이 이어져온 모임인 만큼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것만큼은 막자는 말들이 나왔다”면서 “차기 총선을 앞두고 우리가 어떤 목소리를 낼지에 대해 의견을 주고받았다. 우리가 과거에 그랬던 것처럼 친박이라고 항상 주류라는 법은 없지 않겠느냐”고 되물었다.
동진서 기자 jsdong@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