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라드에 의자 상단을 붙여 주민들이 쉴 수 있는 의자를 만들었다. 사진제공=서울 동작구.
[일요신문]서울 동작구(구청장 이창우)는 주민들의 재능기부를 통해 공원이나 공개공지 등 관리에 참여토록 하는 ‘스마트 공원관리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24일 밝혔다.
이는 주민들이 자신의 특기나 재능을 활용해 행정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주민들과 함께 가꾸는 수요자 중심의 공원을 만들기 위한 것이다.
스마트 공원관리 사업은 ▴마을공원 정원사 ▴공원조형물 제작 ▴테마의자 제작 ▴음악연주회 개최 등 분야로 나뉜다. 지난 5월부터 시범사업을 실시해 주민들의 손길이 담긴 다양한 시설물 설치는 물론 공원관리, 무료 공연도 펼치고 있다. 현재 총53명의 주민이 재능을 기부하고 있다.
평소 공예에 소질이 있는 주민 허정자(50ㆍ신대방동)씨는 지난 6월 신대방현대아파트 단지 앞에 있는 볼라드 8개를 의자로 변신시켰다. 차량 진입을 막기 위해 설치된 볼라드에 의자 상단을 붙여 주민들이 쉴 수 있는 의자를 만든 것이다. 기획과 디자인은 구청과 허정자 씨가 함께 하고 제작 및 설치는 허 씨와 아파트 주민이 맡았다.
목재 조각가인 김영팔(72ㆍ대방동)씨는 태풍에 쓰러진 공원의 나무와 폐목을 활용해 의자를 만들었다. 의자는 지난 7월부터 현충근린공원, 상도근린공원 등에 30개가 설치됐다. 솟대 50개도 만들어 노량진근린공원 일대에 이달 중 세운다.
인천기능대학에서 근무하며 조경수를 관리한 경험이 있는 금경두(64ㆍ상도동)씨는 지난 5월부터 노량진근린공원 일대의 정원사로 자처하고 있다. 은퇴 이후 자신의 재능을 살린 것으로 현재까지 1110주의 나무를 다듬었다.
이외에도 지역의 색소폰 동호회(어썸 색소폰 동호회)는 7월부터 노량진근린공원 야외무대에서 매월 셋째 일요일 오후 6시부터 8시까지 무료 공연을 실시하고 있으며 조승범(53)씨는 장승을 형상화한 의자를 ‘장승배기’ 주변 녹지대에 설치하기 위해 현재 작업 중이다.
구는 현재 참여하고 있는 재능기부자를 비롯해 이달부터 생태 체험 프로그램, 숲속 도서관 독서지도 프로그램 등에도 주민 참여를 이끌어 낼 예정이다. 재능기부를 희망하는 주민은 동작구 공원녹지과(820-9846)로 연락하면 된다.
이창우 구청장은 “주민 참여가 더 나은 행정을 만든다”며 “주민들이 가진 다양하고 소중한 재능이 지역사회에 연계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창식 기자 ilyo11@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