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휴대폰으로 촬영된 이 동영상 속에서 리마는 터키 출신의 복서와 함께 ‘보즈쿠르틀라’라고 외치면서 검지와 약지를 세워 보이는 손동작을 했다. 그리고 즐거운 듯 얼굴에서는 시종일관 미소가 떠나질 않았다.
어찌 보면 지극히 평범해 보이는 이 동영상을 본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곧 설전이 시작됐다. 문제는 리마가 외친 ‘보즈쿠르틀라’가 터키어로 ‘늑대’를 뜻한다는 점, 그리고 손동작이 다름 아닌 터키의 반무장 극우테러단체인 ‘그레이 울브스’를 상징한다는 데 있었다.
이 동영상을 본 누리꾼들은 리마가 무장테러단체를 공개 지지하고 나섰다고 비난하면서 즉각 해명을 요구했다. 쿠르드족 우익 운동가인 마크 캠벨은 “그렇게 유명한 사람이 인종주의자이자 극우 성향인 단체를 지지한다니 비통하고 슬프다”며 유감을 나타냈다.
마이애미의 체육관에서 만난 터키 출신의 복서와 찍은 동영상에서 무장테러단체를 상징하는 손동작으로 누리꾼들에게 의혹을 사고 있다.
이런 비난이 일고 있는 데 대해 리마 측은 당황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상태. 무장테러단체를 지지한다는 것은 명백한 오해이며, 사실이 아니라고 강조하고 있는 리마 측 대변인은 “속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마이애미의 체육관에서 만난 터키 출신의 복서가 리마에게 손동작과 함께 늑대라는 터키어를 가르쳐주면서 자신이 터키에서 운영하고 있는 체육관의 이름이라고 말해 그대로 믿었을 뿐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이 복서가 시키는 대로 따라했을 뿐 그것이 무장단체를 의미하는 줄은 전혀 몰랐다고 말했다.
한편 1960년대 결성된 ‘그레이 울브스’는 지난 40년간 수백 명의 터키 정치인들을 암살했으며, 1979년에는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암살 시도 사건의 배후로 지목되기도 했었다. 이밖에 공무원, 기자, 대학생, 변호사, 좌익 운동가들을 상대로 무차별 폭탄 테러를 벌여 왔는가 하면, 최근에는 중국인으로 착각한 한국인 관광객을 습격해서 물의를 빚기도 했었다.
사정이 이러니 제아무리 글로벌 스타인 리마라고 할지라도 자칫하다간 이미지에 커다란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는 게 사실. 재빨리 해명한 리마 측이 부디 아무런 오해가 없길 바란다고 신신당부한 것도 바로 이런 이유에서였다.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