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청사 로드맵에 따르면 신청사 건립은 빚 없이 건립 재원을 마련하고 광교 입주민이 바라는 대로 최대한 신속하게, 소통과 개방을 표방하며 도민과 함께 만들어가는 공간으로 추진될 전망이다.
구체적으로 전체 행정타운 부지 12만㎡ 가운데 2만 6000㎡를 복합개발하고 이를 통해 발생하는 이익금 1500억 원과 현 청사 매각 대금 1300억 원, 공유재산 매각대금 2000억 원, 손실보상금 800억 원 등 총 5600억 원의 재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복합시설 개발에 따라 6만㎡이던 도 신청사 건립부지는 3만 3000㎡로 축소되고 건립비용도 당초 4270억 원에서 640억 원이 절감된 3630억 원으로 줄어든다. 축소된 청사부지에는 미국 맨해튼 센트럴파크와 같은 5만 9500㎡ 규모의 ‘대형 잔디광장’인 오픈스페이스가 조성된다.
경기도는 인류 최초의 시민 광장인 크로노스 광장을 모티브로 벨기에 ‘뷔르셀 그랑플라스’, 미국 ‘LA LIVE 광장’, 일본 ‘미드타운’ 등과 같은 행정정치와 문화, 학교, 호텔 및 오피스 등 시민들에게 복합적이고 다양한 소통의 공간이자 사람발길이 끊이지 않는 대한민국 최고의 랜드마크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복합 개발 시설에는 특급호텔, 면세점, 도내 사회적기업 및 중소기업 대표상품 판매점, 도내 장인생산품 판매점, 도자기 판매장 등을 유치해 광교신도시 내 기존 상권과의 경합을 피하고 차별화한다. 1만㎡ 규모의 오피스·문화시설에는 도내 곳곳에 산재한 경기지방노동위원회 등 특별지방행정기관과 가스안전공사 등 공공기관을 유치하고 건립된 지 20년이 넘은 기존 문화의 전당을 대체할 랜드마크적 음악당 등 문화시설도 계획하고 있다. 또한 도청사 부지의 일부를 교육청에 제공해 초등학교 1개가 신설돼 광교신도시 내 초등학교 부족을 해소할 방침이다.
남경필 지사(왼쪽)가 7월 30일 경기도 신청사 건립 로드맵을 발표했다. 신청사 조감도.
경기도는 오는 12월까지 국토부로부터 ‘광교신도시 계획 변경허가’를 받고 2016년 상반기에 건축설계를 완료한 후 하반기에 본 공사에 들어가 2020년 신청사를 완공한다는 계획이다.
신청사는 지난 1995년 청사 노후에 따른 행정능률 저하를 극복하기 위해 ‘경기도 종합청사 기본계획’을 수립하면서 처음으로 추진이 논의됐으나 1997년 IMF 위기로 한 차례 좌초됐다가 2001년 경기도의회가 이전건립 권고를 결의하며 재추진됐다. 그러나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한 지자체 재정 위기, 자치단체 호화청사 논란 등이 불거지면서 불씨는 점점 꺼져갔다. 하지만 남 지사가 민선 6기 주요 선거 공약으로 이를 관심 있게 진행하고 광교 입주민들이 조속한 착공을 바라는 촉구가 계속되자 건립 추진이 급물살을 타게 됐다.
경기도는 작년 세입 동향과 정치·사회적인 여건 등 지금이 착공 적기인 만큼 시민위원회를 결성해 의견을 모아 잔디밭 조성, 도청사·도의회 건립, 복합단지 조성 등 3단계 건립 계획을 성공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더 이상 건립 추진이 미뤄질 경우 정치, 사회적인 변동에 따라 건립계획마저 불투명해질 수도 있다는 전제를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남경필 지사는 “신청사가 추구하는 주요 테마는 ‘만남’과 ‘소통’의 공간”이라고 강조하면서 “신청사가 경기 융합타운으로 조성된다면 도민 소통과 개방의 공간을 제공하게 됨으로써 세대와 계층간 융합을 통해 도시 경쟁력 강화와 국가 발전의 중심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박수영 경기도 행정1부지사는 “신도청사 건립은 20여년 간 이어온 경기도민과의 약속이자 새로운 경기 천년 비전의 상징인 만큼 더 이상의 지연이나 논란 없이 조속히 진행돼야 한다. 특히 광교신청사 로드맵을 통해 잔디광장, 신문화의 정당 등 대한민국 청사 중 가장 아름다운 곳이 될 것”이라며 “인구 과밀 우려나 원안 건립 등 반대의견도 있지만 추진 과정에서 주민 설명회와 100인 시민위원회 구성 등을 통해 충분한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 반대를 위한 반대가 아닌 경기도 신청사의 발전을 위한 관심과 이해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한편, 수원시는 경기도 신청사 건립 계획에 대해 ‘자금조달을 위한 부동산 등의 불확실성’, ‘주상복합 등 과도한 시설배치로 인한 교통난 및 주민 민원’ 등의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 경기도 신청사 이전 문제는 우선 실행가능성과 광교지구의 전체적인 공간구조에 대한 도시적인 관점에서 지속가능한 공공성 확보 등을 면밀히 검토하고 공동시행자간 합의를 거쳐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를 두고 수원시와 일부 광교주민 등이 성급한 경기도의 성과주의와 소통부재에 대한 불만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경기도 신청사 건립이 오랜 시간 동안 이해와 갈등관계가 내재돼 온 만큼 경기도와 수원시, 광교주민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칠 것인지 그리고 남지사의 미래비전에 청사진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동철 기자 ilyo22@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