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한의원 노원점 김헌 원장은 “화병은 한의학에서 ‘울화병(鬱火病)’으로, 분노와 같은 감정이 해소되지 못하고 자꾸 쌓여서 화(火)의 양상으로 폭발하는 증상을 보이는 질환이다. 대개 뚜렷한 스트레스 사건과 관련되며, 그 스트레스와 자신의 특성 및 대응 방식에 따라서 화병의 모습은 다양하게 펼쳐질 수 있다. 우울증(우울장애)은 한의학적으로 ‘울증(鬱證)’에 해당되는데, 우울한 기분을 중심으로 매사에 흥미나 즐거움, 의욕이 없어져서 마치 정신적 에너지가 고갈된 듯한 상태를 보이며, 더 나아가 인지 장애와 신체 문제까지 야기하는 질환이다”라고 말했다.
휴한의원 노원점 김헌 원장
화병 환자 자체가 분노뿐 아니라 불안이나 우울의 정서적 특성을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을 확률이 높다. 특히 대인적 또는 사회적 상황에서 인지적 또는 감정적 대응에 취약하며, 앞서 분노나 불안, 우울과 같은 정서 증상을 더욱 쉽게 드러낸다. 통계에 따르면 화병 환자 가운데 이미 다른 정신과 질환을 진단받았거나 치료중인 경우는 40.9%였고, 화병 환자 가운데 화병만 단독으로 있는 경우는 22.6% 정도이며, 화병과 함께 우울증으로 진단된 환자는 44.1%를 차지한다. 또한 화병과 우울증이 남성보다는 여성에게서 많이 발생한다는 점도 유사점이라고 할 수 있다.
화병이 우울증과 다른 점은 자살률이 낮다는 점이며 우울증에 비해서 환자의 치료 의지가 강한 편이고 망상증이나 정신증 등으로 이환될 확률이 높지 않다는 점이다. 따라서 화병이 우울증과 연계되어 검토될 수는 있지만, 우울증과 달리 별개로 진단돼야 하는 독립적인 정신장애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휴한의원 네트워크(강남, 수원, 잠실, 부산, 목동, 안양, 노원, 대구, 마포, 대전, 인천, 천안, 부천, 창원, 일산) 노원점 김헌 원장은 “화병 환자와 우울증 환자를 보다가 발견한 흥미로운 점이 있다. 화병 환자는 양적(陽的)으로 흥분하기 쉬운 성향에 기본적인 에너지가 적지 않은 분들이 많고, 우울증 환자는 음적(陰的)으로 침울하기 쉬운 성향에 기본적인 에너지가 많지 않은 분들이 많다. 즉 화병 환자는 평소 자신의 넘치는 에너지를 운동이나 취미 등 발전적으로 해소할 통로를 마련하는 것이 좋으며, 우울증 환자는 스트레스 상황에 에너지가 쉽게 고갈되기 때문에 평소 정신적 육체적 힘을 기르는데 노력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김원규 기자 ilyo11@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