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키에의 페이스북에는 스캔들의 주인공인 호테이와 다정하게 찍은 사진이 올라와 있다.
자정이 조금 넘어선 시각. 술에 취해 눈이 흐릿해진 아키에 여사는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더니 얼굴 가득 미소를 띠며 몇 분간 통화했다. 전화를 끊자마자 한껏 들뜬 그녀는 “불러버렸다! 지금 그가 온대. 호호호”라며 기쁜 듯이 말했다. 그리고 불과 10분 뒤 청바지 차림의 훤칠한 남자가 나타났다. 놀랍게도 그는 기타리스트 호테이 도모야스(53)였다.
<여성세븐>은 당시 상황을 목격한 가게 손님들의 말을 인용해 이 같은 내용을 전했다. 목격자에 의하면 “이미 만취상태였던 아키에 여사가 호테이 옆에 딱 붙어 앉아, 어깨에 머리를 기대거나 목덜미에 키스하는 등 그 모습이 마치 ‘연인’과도 같았다”는 후문이다.
또 다른 목격자는 “아키에 여사가 주위 시선을 전혀 의식하지 않았으며, 입술이 호테이의 얼굴로 향했다”고 했다. “그날 가게 안에는 10명 이상의 손님이 있었는데, 퍼스트레이디의 대담한 스킨십에 모두 할 말을 잃고 말았다”고 그는 덧붙였다.
새벽 2시가 넘어서야 아키에 여사는 경호원 품에 안기다시피 귀가했고, 그 직후 호테이도 집으로 돌아갔다고 한다. 다만 기사에는 두 사람의 목덜미 키스 사진 등은 실리지 않았고, 간접적인 주변의 목격담만 보도됐을 뿐이다. 일본 총리실도 스캔들 보도에 대한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어 진상은 오리무중.
하지만 일본 웹상에서는 “퍼스트레이디로서의 자각이 없는 것 아니냐”며 쓴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배우자가 있는 두 사람이 야심한 시각에 술을 마시고 농도 짙은 스킨십을 했다는 것도 수상한데 그 주인공이 총리 부인이라니 용납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일부 네티즌들은 기사의 신빙성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으나 “국민의 혈세가 술에 취한 총리 부인을 경호하는 데 쓰이는 것이 아깝다” “아베 총리가 불쌍하다” 등등 아키에 여사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이 훨씬 눈에 많이 띄었다.
특히 최근 지지율 하락으로 아베 총리가 정치적 위기를 맞고 있는 가운데 터진 스캔들이라 비난은 더욱 거세지고 있는 양상이다.
2011년 현충원을 방문한 아베 총리 부부.
평소 거침없고 자유분방한 성격의 아키에 여사는 아베 정권 출범 이후 파격 행보를 이어왔다. 남편의 주요 정책에 공공연히 반대의사를 표명하는가 하면, 페이스북을 통해서는 국민들과 적극 소통하는 등 역대 퍼스트레이디와 다른 소탈하고 친숙한 이미지를 보여줬다. 따라서 일각에서는 ‘아베 총리의 강한 이미지를 아키에 여사가 보완해준다’는 점에서 오히려 아키에 여사를 아베 총리의 ‘정치적 비밀병기’로 보기도 한다.
실제로 그녀는 상황에 따라 남편을 확실히 보좌해왔다. 한때 소문난 ‘한류 팬’으로 전해졌으나 한일관계가 소원해지자 한국 드라마를 끊었고, 남편을 대신해 야스쿠니 신사를 여러 번 참배하는 우익행보를 보이기도 했다. 남편이 강행하는 안보법안에 대해서도 8월 1일 강연을 통해 “꼭 필요한 것”이라며 깜짝 지원사격에 나선 바 있다.
그러나 이번 스캔들은 사면초가에 몰린 아베 총리를 더욱 궁지로 몰아넣고 있다. “아베 총리가 극심한 스트레스로 인해 토혈했다”는 소문이 떠돌고 있는 와중에 “부인이 만취 끝에 다른 남자와 농도 짙은 스킨십을 했다”는 기사는 어찌됐든 총리 부부 이미지에 악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다분하다는 것이다. <일간겐다이>는 “아베 총리 지지율이 더 내려갈 가능성도 없지는 않다”고 내다봤다.
사실 아키에 여사의 ‘호테이 사랑’은 이미 잘 알려진 얘기다. 그녀는 무려 20년 넘은 열성팬으로 호테이의 콘서트장도 자주 찾곤 했다. 2013년 콘서트 때에는 함께 찍은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려 화제를 모았고, “호테이를 비롯해 범띠인 친구들과 ‘동갑내기 모임’을 결성했다”고 블로그에서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아키에 여사의 자유분방함을 지지하던 이들조차 이번 심야 스캔들에는 냉담한 반응이다. 이와 관련, 정치평론가 이토 다쓰미 씨는 “그간 ‘가정 내 야당’을 자처하며 남편 아베 총리에게도 직설적인 발언을 서슴지 않아 큰 호응을 이끌어냈던 아키에 여사였지만, 퍼스트레이디로서의 위치를 자각하지 않으면 앞으로 그녀의 말은 설득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평했다.
오는 9월 20일 자민당 총재 선거를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과연 아키에 여사의 스캔들이 어떤 영향을 끼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강윤화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
기타리스트에서 영화배우까지 호테이 도모야스 누구? “아버지는 한국인 나는 아웃사이더…” 아키에 여사의 스캔들 상대인 호테이는 1981년 데뷔한 인기 록밴드 ‘보위’의 기타리스트로 아버지가 한국인인 한국계다. 그는 자서전 <비밀>에서 가정사를 고백했는데 “아버지는 한국인으로 한국에도 가정이 있었고, 어머니는 일본의 현지처와 같은 입장이었다”고 기술했다. 덧붙여 “아버지가 무역상이었기 때문에 국외 체류가 많아 어린 시절 잠깐을 제외하고는 아버지를 본 기억이 없다. 그럼에도 아버지가 한국인이라서 아웃사이더로 살 수밖에 없었다”고 털어놨다. 190㎝ 훤칠한 키가 인상적인 호테이는 1986년 가수 야마시타 구미코와 결혼했지만 1997년 이혼했으며, 당시 불륜 상대라는 소문이 돌았던 여배우 겸 가수 이마이 미키와 재혼해 외동딸을 두고 있다. 명실상부한 일본 최고의 기타리스트로, 그의 연주곡이 영화 <킬빌>에 사용되어 세계적으로 이름을 떨쳤다. 일본영화 <사무라이 픽션>의 주인공으로도 유명하다. [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