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세원은 서정희와 이혼했습니다. 지난 8월 21일에 합의 이혼했으니 사실 아직 한 달도 채 안됐습니다. 재산분할 등을 둘러싸고 법정공방을 벌여온 이들은 결국 서울가정법원에서 열린 이혼 및 위자료 조정기일에서 조정 성립에 합의해 32년의 결혼 생활을 끝냈습니다.
그리고 20여일 만인 8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에서 홍콩으로 출국하는 서세원의 모습이 매스컴에 포착됐습니다. 이를 단독 보도한 <스타뉴스>는 서세원이 단아한 외모의 여인과 동행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로 인해 서세원이 묘령의 여인과 홍콩 밀월설이 대두된 것입니다.
일요신문 DB
서세원이 묘령의 여인과 동행해서 홍콩으로 출국한 것이 화제가 된 까닭은 그 동안 서세원과 서정희의 공방전에서도 한 여인이 등장했기 때문입니다.
당시 서정희는 JTBC <연예특종>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서세원의 내연녀 때문에 부부 갈등이 심해졌다”고 밝혔습니다. 내연녀가 딸 또래라고 밝혀 눈길을 끌었는데 심지어 내연녀에게 매일 협박 문자를 받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이로 인해 세간의 관심은 홍콩 밀월여행에 동행한 묘령의 여인이 혹 서정희 측이 주장했던 내연녀일 가능성에 집중되는 상황입니다.
그렇지만 아직까진 모두 의혹에 불과합니다. 서세원이 인천공항을 통해 출국했으며 당시 한 여인이 함께 있었지만 실제로 두 사람이 함께 출국한 것이며 밀월여행을 떠난 것인지조차 명확하진 않습니다. 또한 그 여인이 서정희 측에서 주장한 내연녀인지는 아예 확인조차 힘든 상황입니다. 게다가 서세원 측에선 내연녀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입장입니다.
이에 대해 서세원은 <일간스포츠>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해당 기사는) 명백한 허위다”라며 “홍콩에 투자자를 만나기 위해 오전에 혼자 공항에 도착했는데 옆에 우연히 선 여자분과 나의 사진을 교묘히 찍어놓고는 마치 나의 내연녀인 것처럼 기사를 써놨더라”라고 밝혔습니다. 서세원의 주장에 따르면 ‘묘령의 여인과의 홍콩 밀월여행’이 아닌 ‘사업차 홀로 떠난 홍콩 출장’입니다.
행여 서세원에게 밀월여행을 떠날 만큼 가까운 관계의 여인이 생겼을 지라도, 사실 이젠 대중이 관심을 보일 사안이 아닙니다. 이제 이혼을 한 만큼 서세원의 사적인 영역에 해당되는 사안일 뿐이기 때문입니다. 서세원 역시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이혼을 했으니 새로운 여자를 만날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당연한 얘기입니다.
MBC <리얼스토리 눈> 방송 화면 캡쳐
만약 서정희 측의 주장처럼 이혼하기 전부터 내연녀가 있었으며 이로 인해 부부 갈등이 심해져 이혼에 이르게 된 것이라면 불륜으로 볼 수 있습니다. 간통죄가 폐지됐다고 불륜이 허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간통법 폐지는 불륜을 국가가 형사적으로 처벌하지 않겠다는 의미일 뿐 민사적으로는 여전히 문제가 됩니다. 이에 따라 불륜이 과거처럼 형사처벌 대상이 되진 않지만 이혼 과정에서 민사적으로는 분명한 책임을 져야 합니다.
그렇지만 서세원과 서정희는 이미 합의 이혼을 했습니다. 재산분할 등 구체적인 부분이 공개되지 않은 터라 서정희 측의 내연녀 주장을 법원이 어떻게 받아들였는지도 명확하지 않습니다. 서정희 측의 주장처럼 내연녀가 실제로 존재했으며 법원이 이를 받아들여 민사적으로 책임을 물었는지, 반대로 서세원의 주장처럼 내연녀는 존재하지 않았다고 법원이 받아들였는지는 불분명합니다. 그렇지만 서세원과 서정희는 이혼에 합의하며 모든 법적 조치를 끝냈습니다. 행여 만의 하나 불륜이 있었을 지라도 이와 관련된 모든 법적인 문제가 해결됐다는 의미입니다. 따하서 이제 서세원이 홍콩여행을 누구와 떠나던 이는 개인적인 문제일 뿐입니다. 서정희의 모친 역시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서세원과 서정희가 이혼해서 남남인데 간섭할 수 있겠느냐”는 입장을 보였습니다.
그럼에도 서세원을 바라보는 대중의 시선은 여전히 차갑습니다. 이젠 그럴 까닭이 전혀 없는 상황임에도 유독 서세원에게만 차가운 시선을 보내는 까닭은 무엇일까요? 그의 홍콩 여행에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는 바로 잉꼬 부부 이미지의 과잉이 부른 폐해입니다. 연예인에게 이미지는 매우 중요합니다. 평소 어떤 이미지를 구축해온 연예인이냐에 따라 특정 상황에서의 변수가 달라지기 마련입니다. 예를 들어 평소 매우 바르고 건실한 이미지를 구축해온 연예인일수록 구설수에 약합니다. 그만큼 국민들이 느끼는 배신감이 크기 때문입니다. 이수근 김용만 등 평소 좋은 이미지를 구축해온 MC들이 구설수 이후 컴백까지 어려움을 겪은 까닭이 여기에 있습니다. 가장 바른 이미지를 구축한 것으로 평가 받는 국민 MC 유재석을 두고는 연예계에서 ‘유재석은 길거리에 침을 뱉거나 쓰레기를 하나 버리는 모습만으로도 크게 흔들릴 수 있다’는 우수개소리가 나올 정도입니다.
MBN 방송화면 캡쳐
서세원 서정희는 잉꼬 부부 이미지가 매우 강했습니다. 서세원이 어려움을 겪을 당시에도 서정희와의 잉꼬 부부 이미지가 큰 버팀목이 돼 줬습니다. 이처럼 연예계를 대표하는 잉꼬 부부 이미지를 가진 연예인들은 이혼 과정에서 그만큼 시련도 많아집니다. 잉꼬부부에 대한 실망감 때문으로 그 동안 보여준 모습이 결국 연출된 것이었다는 실망감이 커지면서 잉꼬부부는 이내 쇼 윈도우 부부가 되고 맙니다.
게다가 서세원과 서정희는 이혼 과정에서 폭행 사건 등 다양한 물의가 이어졌고 양측이 폭로전 양상을 보이며 잉꼬부부라는 이미지가 얼마나 심하게 조작되고 연출된 것인지를 여실히 보여줬습니다. 그만큼 국민들의 실망감이 커졌고 분노 게이지까지 올리는 상황에 이르렀습니다.
이런 까닭에 이혼이 이뤄졌음에도 한 동안 서세원에겐 서정희와의 이혼 후유증이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따지고 보면 대수롭지 않은 상황일 수 있는 홍콩 출국이 이처럼 거대한 관심과 화제로 이어진 까닭 역시 여기서 찾을 수 있는 것이지요. 게다가 서세원 측의 강한 반박으로 인해 이번 홍콩 출국은 진실 게임 양상으로 치닫는 상황에까지 이르게 됐습니다.
CF 등을 통해 단란한 가족의 모습을 선보이고 각종 예능 프로그램이나 언론 인터뷰를 통해 잉꼬부부의 모습을 과시했으며 자녀 교육으로도 귀감이 됐던, 대한민국을 대표하던 행복한 가정의 몰락이 그려낸 우울한 뒷모습이 두고두고 아쉬울 뿐입니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
<신민섭 기자의 연예편지 스무 번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