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복서 시절 고쓰가이 모습.
일본 언론에 따르면, 고쓰가이는 프로복서 출신으로 2011년 라이선스를 취득했지만 공식경기는 한 번도 출전하지 않았다. 2013년에는 변호사를 목표로 게이오대학 법과대학원에 편입했다. 그즈음 봉사활동을 통해 알게 된 여성과 결혼해 여전히 신혼의 단꿈에 빠져있던 참이었다. 특히 올해 6월에는 변호사 예비시험에도 합격해 그의 앞길은 그야말로 탄탄대로가 보장되어 있었다.
그의 행복이 산산조각 난 것은 변호사 사무실에서 사무직으로 일하는 아내와 변호사 A가 부적절한 관계로 의심됐기 때문이다. 고민 끝에 아내를 추궁하자 “A가 술을 마시게 한 뒤 성행위를 강요했다”는 사실을 털어놓았고, 격분한 고쓰가이는 변호사 사무실을 급습하기에 이른다. 하지만 A는 모든 의혹을 강하게 부인할 뿐이었다.
결국 폭발한 고쓰가이는 A의 얼굴을 수차례 가격한 후, 그가 의식이 몽롱해진 틈을 타 바지를 벗기고 미리 준비해 간 가위로 성기를 절단해버렸다. 아내를 빼앗긴 데 흥분해 벌인 잔혹한 복수극이었다. 그 찰나 변호사 A의 비명이 메아리쳤다. 이에 그치지 않고, 고쓰가이는 절단한 성기를 화장실 변기에 흘려보냈다.
성기가 잘리는 고통이란, 남성에게 형용할 수 없는 끔찍한 공포다. 아이치의과대학 통증센터의 이케모토 다쓰노리 씨는 “음경은 신경이 집중 분포되어 있는 곳으로 페니스 절단은 손가락 절단 이상의 고통을 수반한다”고 전했다.
음낭의 통증 역시 상상을 초월한다. 가령 야구공에 사타구니를 맞았을 때 복부를 포함한 통증으로 기절하는 경우가 있다. 이는 음낭이 복막의 일부와 연결되어서다. 다시 말해 음낭이 잘렸다는 것은 곧 칼이 배에 꽂힌 아픔과 같다고 해도 무리가 아니다.
최악의 경우, 쇼크사에 이르기도 한다. 음경에는 4개의 동맥이 지나고 있는데, 발기상태가 아니더라도 절단 시 대량의 출혈을 동반한다. 만약 체내 혈액 양의 3분 1가량이 배출된다면 단번에 혈압이 떨어지면서 출혈성 쇼크사로 이어질 수 있는 것. 비뇨기과 의사인 요코야마 미쓰히코 씨는 “페니스의 동맥이 끊어졌을 땐 심장의 고동에 맞춰 혈액이 20~30㎝가량 힘차게 분출된다. 피해자의 경우 엄청난 출혈이 있었을 것임에 틀림없다”고 덧붙였다. 참고로 성전환수술 시에는 페니스를 근원적으로 묶어 혈류를 막기 때문에 출혈은 거의 없다고 한다.
다행히 이번 사건의 피해자는 신고를 받고 즉시 출동한 경찰에게 무사히 구조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면 21세기 의료기술로 피해자 ‘남성’의 기능은 회복될 수 있을까. 전문가들에 의하면, 잘린 성기는 접합수술을 할 수 있으나 다음과 같은 조건이 충족돼야 가능하다. 먼저 절단된 페니스는 바로 얼음으로 식히고 한시라도 빨리 접합수술을 받아야 한다. 시간이 흐르면 분리된 페니스 조직이 괴사되어 생착이 불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수술에서 요도를 잇는 것은 비교적 쉬운 일이나 힘든 것은 혈관과 신경 접합이다. 만일 이것에 성공해 귀두부의 신경이 회복된다면 발기 기능이 돌아올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이번 사건의 경우 절단된 페니스를 화장실에 흘려보내서 끝내 찾지 못했다. 수술 기회마저 완전히 박탈당한 셈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다른 피부조직이나 실리콘 등을 이용해 인공성기를 연결한다면 어느 정도 성감도는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피해자가 입은 정신적 육체적 고통은 쉽게 아물지 않을 것이다.
놀라운 건 성기 절단이라는 참극이 세계 곳곳에서 여러 차례 일어났다는 점이다. 불륜을 저질러 부인에게 성기가 잘린 사건이라든지 살해된 친구의 원한을 갚기 위해 성기를 절단한 사례 등 범행 동기는 다양하다. 특히 일본에서는 성교 중 오르가슴을 위해 여성이 남성의 목을 졸라 살해한 후 그의 페니스를 잘라 가지고 다녔던 ‘아베 사다 사건’이 유명하다. 1936년 도쿄에서 발생한 이 엽기적인 살인사건은 당시 일본 전역을 뒤흔들었고, 이후 영화 <감각의 제국>으로 만들어져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기도 했다.
1982년에는 교제 상대의 외도에 격분해 애인을 살해하고 성기를 절단한 ‘제2의 아베 사다 사건’도 있었으나 이 역시 살해 후 절단이었다. 따라서 전례 없이 계획적으로 성기만을 자른 이번 사건의 가해자 고쓰가이가 ‘과연 어떤 처벌을 받을지’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의 예상은 분분하다. 먼저 변호사 고하라 노부로 씨는 “어디까지나 피해자에게 과실이 없다는 것을 전제로 할 때 그 상처가 회복되기 어렵고 정신적 충격이 크다는 점, 아울러 전직 프로복서의 펀치는 흉기 사용과 동일시해도 좋다는 점을 감안하면 상해죄의 상한인 징역 15년에 가까운 판결이 내려질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민사소송이 제기될 경우 “변호사의 일실이익이 상당하기 때문에 수억 원대의 배상이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반면, 류큐대학 법과대학원 교수 기타가와 다카유키 씨는 “배 등을 찌른 것이라면 몰라도 국부 절단을 가지고 살인미수를 묻는 것은 어렵다. 상해죄의 상한은 15년이나 전례 없는 사건이라는 점에서 3~5년 정도의 판결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민사 손해배상에서도 직무 가동능력과 직결된 장애가 아니므로 일실이익을 인정받기 힘들어 7000만~9000만 원 정도의 위자료가 책정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현실에서는 페니스를 삶의 존재가치로까지 여기는 남성이 적지 않으나 “법률상으로는 그렇게 중시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강윤화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
세계 곳곳 페니스 잔혹사 자나깨나 ‘남성’ 조심 # 우간다 2015년 3월 : 한 남성이 바에서 술을 마시고 있는 남성과 시비 끝에 폭행한 후 성기를 절단했다. # 중국 2013년 7월 : 중학교 교장이 교무실에서 불륜상대이자 청소부 여성에게 성기를 절단당했다. # 미국 2011년 9월 : 아내가 남편의 밥에 몰래 수면제를 타 혼절시킨 뒤 칼로 성기를 자르고 음식물 분해기에 넣어버렸다. # 프랑스 2008년 10월 : 애인의 외도를 알게 된 남성이 상대남을 불러내 성기를 절단하고 화장실에 흘려보냈다. # 미국 1997년 12월 : 살해당한 친구의 원수를 갚기 위해 남성을 유혹한 후 성기를 절단했다. # 일본 1982년 6월 : 술집 여종업원이었던 여성이 애인이 외도한 사실을 알고 격분해 살해한 뒤 성기를 절단했다. # 일본 1936년 5월 : 애인을 성관계 도중 교살하고 그의 성기를 품에 지니고 다니다 발각됐다(아베 사다 사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