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무별감 박춘재는 대한제국 시절 18세의 나이에 궁중 연희를 담당하는 가무별감이라는 직책을 받고, 어전(御殿) 연주의 특전까지 누렸던 인물로 1910년대 우리나라 연예사가 시작될 무렵 가장 크게 인기를 끌었던 인물이다.
그 가무별감이 전통문화공간 무계원에서 부활한다. 「가무별감 박춘재의 황제를 위한 콘서트 2」는 한국적인 연기와 소리를 소화할 수 있는 재담꾼과 배우가 무계원, 안평대군 및 왕실 스토리를 최고의 국악명인과 함께 꾸미는 국악 스토리 공연으로 박춘재가 연희를 진행하며 공연을 소개하는 형식으로 선보인다.
당대 최고의 경기명창이자 재담가였던 박춘재역은 중요무형문화재 이수자이며, 2011년 37회 MBC 전주대사습놀이 민요부 장원을 차지한 정남훈 씨가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진행한다.
고풍스런 한옥공간에서 펼쳐지는 이번 공연은 19일부터 매주 토요일 4시부터 1시간 30분 동안 열린다.
일정별 공연내용을 살펴보면 19일에는 서울시 무형문화재 제44호 삼현육각 대금 보유자 이철주 씨와 중요무형문화재 제29호 서도소리 전수조교 유지숙 씨가 선보이는 정선아리랑, 이별가 등의 대금연주와 수심가, 영변가 등의 서도소리로 꾸며진다.
다음달 3일에는 철현금 명인 임경주씨가 들려주는 철 줄로 소리를 내는 이색적인 철현금의 연주를 들어볼 수 있다. 또한 서울시무형문화재 제38호 재담소리 예능보유자인 백영춘 씨와, 재담소리 전수조교인 최영숙 씨가 재담소리의 일부인 장대장타령, 장님타령, 개넋두리를 재미있게 선보일 예정이다.
재담소리는 해학과 풍자가 담긴 사설을 1~2인의 공연자가 가창 화술 몸짓으로 전달하는 공연으로 한국 최초의 서양식 사설극장인 원각사 등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다음달 10일에는 한쪽 발에 탈(가면)을 씌워서 연희하는 발탈공연과 교방무, 입춤, 살풀이춤 등 한국무용을 관객에게 선보이며, 다음달 17일 황제를 위한 콘서트 마지막 공연에는 노랫가락, 청춘가, 태평가, 양산도, 창부타령의 경기민요와 최종실류 소고춤과 삼도사물놀이로 대미를 장식한다.
한편 지난해 처음 선보인 「가무별감 박춘재의 황제를 위한 콘서트」는 무형문화재와 국악명인들의 수준 높은 공연를 선보여 주민들에게 큰 호응을 얻어낸 바 있다.
공연 일정 및 자세한 사항은 종로문화재단으로 문의하면 된다.
김영종 종로구청장은 “무계원은 안평대군의 숨결이 깃든 무계정사지 인근에 위치한 유서가 깊은 전통문화공간으로 한옥의 정취 속에서 국악공연을 감상하기에 최적의 장소이다.”라며 “많은 분들이 찾아와 고종 황제가 관람했던 고품격 국악공연을 즐기길 바란다.” 고 말했다.
한편 전통문화시설 무계원은 지난해 3월 개관했으며, 1910년대 지어진 상업용 도시한옥으로 보존 가치가 있었던 서울시 등록음식점 1호인 ‘오진암’이 도심의 개발논리로 철거될 위기에 처하자, 이를 부암동에 이축‧복원한 것이다.
부암동에 위치했던 안평대군의 무계정사 터에서 그 이름을 빌려왔으며, 개관 이후 또한 인문학강좌, 서당체험, 다도교실, 국악공연 등 다양한 전통프로그램을 운영과 함께 서울시 유니크베뉴(unique venue)로도 선정돼 국제 회의장으로도 육성하고 있다.
김정훈 기자 ilyo11@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