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신윤복은 그 누구보다 화려한 색으로 그림을 장식했다. 게다가 내용도 파격적이었다. 다른 화원들이 주로 서민의 삶을 그렸다면 신윤복은 양반들의 놀이 문화라든가 남녀의 사랑에 관한 내용, 특히나 당시에는 아무도 그리지 않았던 여인을 많이 그렸다. 이런 독특함 때문에 신윤복의 그림은 미술사에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으며, 옛 문화를 알 수 있는 중요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
신윤복은 수수께끼 같은 화가다. 언제 어디에서 태어나 어떻게 살다가 어느 때 생을 마쳤는지 알 수 없다. <혜원 신윤복, 조선의 여인을 그리다>는 퍼즐 조각처럼 흩어져 있는 기록을 모으고 작가의 상상력을 동원해 신윤복의 삶과 작품 세계를 하나의 이야기로 완성했다. 조선시대 최고의 인기 화가 신윤복의 삶과 그림을 들여다보면 조선시대 문화와 민중의 삶을 좀 더 깊이 있게 엿볼 수 있을 것이다.
최석조 글. 김민준 그림. 사계절. 정가 1만 1500원.
연규범 기자 ygb@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