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성남시장이 지난 11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발언하고 있다.
지난 11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재명 성남시장이 증인석에 나섰다. 이재명 시장은 성남시의 무상공공산후조리원 사업에 대한 보건복지부의 수용을 주장하며, 정부가 시 자체예산을 아껴 중앙정부의 출산장려 정책에 부합한 사업을 하는 이른바 잘하고 있는 복지정책을 가로막고 있다고 비판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이재명 시장이 보건복지부를 복지를 방해하는 복지방해부라고 발언한 것으로 여당 의원들의 질타가 쏟아졌다.
김기선 의원(새누리당.원주갑)은 “일부 우선순위 견해가 다르다고 해서 보건복지부에 대해서 ‘복지방해부’라고 국회 국정감사장에서 국민이 보는 앞에서 엄청난 영웅인 냥 막말 수준에 얘기를 했다. 여기가 무슨 정치 발언하는 유세장인가. 듣기 거북하다”고 이 시장을 비판했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심한말 하면 안된다. 그런데 복지부는 보건복지부 권한 남용하고 있다. 지방자치는 지자체는 헌법상 기관이다. 그리고 중복 누락 협의하라고 법에 돼있다. 중복되고 누락되지 않으면 관여하지 않아야 한다. 그게 지방자치”라고 맞받아 쳤다.
이어 이재명 시장은 “복지부에서 제시하고 있는 대안이 두 가지다. 하나는 산후조리비 지원을 하지 말고 출산축하금을 늘려주라는 것인데, 왜 출산축하금은 주면 되고 산후조리비로 주는 건 안되나. 두 번째 대안은 산모건강관리사 파견 사업 확대인데 그게 모든 주민에 해당되는 게 아니라 소득분위에 따라 이용할 수 있는 것이다. 즉, 9천 몇백명 중 대상 제한돼있는데 어떻게 지원하나”고 지적했다.
이재명 시장은 “복지부는 전국지역에 균일하게 하는데 특정지역에서 확대하는 것은 금지된다고 하면서 전국적으로 하고 있는 것을 지역에서 확대하자고 하는데 국민복지 하자는 것이 아니라 성남시에서 하는 것 막자는 것 아닌가”라고 강조했다.
정진섭 보건복지부 장관은 산후조리원의 위생, 화재위험 등의 문제와 함께 “아직 협의가 끝나지 않았다”며 답변했다.
이재명 성남시장이 지난 18일 국회 안전행정위원회의 행정자치부 국정감사에서 증인으로 출석해 자료를 설명하고 있다.
또한, 이재명 시장은 18일 국회 안전행정위원회의 행정자치부 국정감사에도 증인으로 얼굴을 비쳤다. 앞선 10일에 예정된 일정이었지만, 당시 정종섭 장관의 ‘총선 필승’ 건배사 발언으로 인한 야당의 반발로 증인 출석이 연기된 것이다.
이 자리에서 이재명 시장은 정부와 여당의 ‘세무 조사권’ 박탈 시도를 비롯한 지방자치권 침해 사례를 들며 “지방자치가 퇴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심지어 ‘항일독립운동 하는 비장한 심정’이라고까지 심경을 밝혔다.
이재명 시장은 “현재 중앙정부에서 지방자치 확대를 여러 차례 공언했고, 정종섭 장관도 지방자치를 전문적으로 연구하신 분인데 기대가 많았지만 실제 지방자치 현장에서는 지방자치가 명확하게 퇴보하고 있다”며, “지방소득세 부분에 대한 세무조사권을 박탈해서 중앙정부가 독점하겠다는 것은 지방자치단체가 과세권은 가지되 과세가 적정한지 여부를 조사할 수 없게 하겠다는 것으로 지방정부의 과세권은 사실상 칼날없는 칼이 되어 실제로 탈세하는 것은 규제하거나 막을 길이 없게 된다”고 강조했다.
이 시장은 세무조사권을 국세청으로 일원화하려는 명분으로 기업의 부담을 거론하는 데 대해서도 비판하며, “우리나라의 세무조사율은 1%밖에 안된다. 기업 입장에서는 100년에 한 번 받을까 말까 하는 것으로 지방자치단체가 조금 더 (세무조사를) 한다고 해서 부담이 될 일도 없고 정상적으로 세무처리를 하는 기업 입장에서는 가지고 있는 자료를 그냥 내면 되기 때문에 부담이 될 이유가 없다”고 지적한 뒤, “결국은 이게 납세 편의를 도모하는 것이 아니라 탈세 편의를 봐주겠다는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한편, 이번 증인 출석에서 이재명 시장의 주장대로 보건복지부의 성남시 무상공공산후조리원 수용과 국세청 세무조사권 일원화 철폐에 대한 명확한 답변을 듣진 못했지만, 할 말은 다한다는 이재명 식 증인의 모습은 국정감사에서 증인에 대한 몰아치기와 면박 주기, 호통 치기에 대한 현명한 대응법이자 신선한 모습이었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국회 국정감사가 메르스 사태 등의 증인채택 문제로 파행 문제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정책국감과 상관없는 여야 정치공세가 책임공방으로 계속 이어질 경우 이재명 성남시장의 현실적인 대안제시 및 소신발언은 더욱 존재감을 드러낼 것이라는 분석이다.
서동철 기자 ilyo22@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