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환 주은라파스 통합의학암센터 센터장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센터(IARC)에서 발표한 ‘세계 암 보고서(World Cancer Report) 2014’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암 환자가 크게 늘어나 2030년 연간 암 발병 건수가 2160만건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는데 이는 2012년 발표한 1400만건에 비해 54% 정도 늘어난 것이다.
암 사망률 역시 증가해 2012년 암사망 건수 820만건에 비해 2030년 에는 1300만건으로 약 59%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국내도 예외는 아니어서 2012년 기준 국가암관리사업본부에서 발표한 암발생자수는 22만 4177명으로 1999년 10만 1032명, 2009년 19만 5670명에 비해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국내를 비롯한 전 세계가 암을 정복하고자 수많은 노력을 하고 있는데 왜 암의 발생률과 사망률은 증가하고 있는 것일까?
국제암연구센터가 분석한 암 발병과 그에 따른 사망자수 증가의 요인은 노령화의 가속화뿐만 아니라 나쁜 생활습관인 음주, 흡연, 가공식품의 섭취, 운동 부족 등의 영향이 있다고 보고한다. 다시 말하면 암이 발생한 결과물에 대한 수술, 항암제치료, 방사선 요법을 통한 직접적 치료도 중요하지만 암의 원인이 되는 생활습관 교정, 몸의 자연적 치유력을 극대화시키는 면역치료의 수용, 인체의 환경(Environment)을 전체적으로 바라보고 치료하는 한의학과 같은 전일(全一)의학체계의 수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기존의 통상의학인 표준치료(수술, 항암, 방사선)의 한계와 범위를 넘으면서 수많은 논문을 통해 근거를 축적한 대체의학과 보완의학을 수용해 암을 치료하고 관리하겠다는 움직임이 미국, 독일 등 의료선진국을 중심으로 일어나고 있는데, 이를 ‘통합의학(Integrative medicine)’이라고 부르고 있다.
통합의학이란 전인적 관점에서 이상적인 건강과 치료를 달성하기 위해 모든 적절한 치료법, 건강 전문가, 치료 원리가 동원되며, 근거에 의해 정보화되고, 환자와 의사간의 관계의 중요성을 재확인하는 임상의학이라고 정의할 수 있겠다.
실제로 엠디앤더슨, 메모리얼 슬로언케터링, 하버드 다나파버 등 미국 3대 암센터를 중심으로 미국과 캐나다의 대학병원급의 55개 암센터가 통합의학 암센터를 표방하고 치료를 시행 중이며 이들을 중심으로 ‘통합암학회(SIO: The Society for Integratvie Oncology)’가 결성돼 매년 세계적인 학술세미나를 진행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세계적인 흐름에 맞춰 통합암치료에 관심이 있는 의사, 한의사가 주축이 된 ‘대한통합암학회(KSIO: Korean Society of Integrative Oncology)’가 올해 6월 7일 결성돼 활발한 학술교류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통합의학의 바람은 국내 요양병원에도 불고 있는데 필자가 있는 ‘주은라파스 요양병원 통합의학 암센터’가 그중 한곳이다. 이곳은 필자를 중심으로 내과 전문의와 재활의학 전문의가 포함된 양한방 협진 의료팀, 항암기공운동 전문팀, 영양치료 전문팀, 영적지지팀 등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인 ‘다학제 통합의학 프로그램’을 통해 체계적으로 암치료와 관리를 진행 중에 있다.
이곳에서는 대한암한의학회의 가이드라인에 따른 현대한의학의 한약과 항암기공운동, 독일 통합암치료 가이드라인에 따른 면역치료 등을 통해 표준치료의 부작용과 후유증을 관리해주고, 면역력과 신체활력지수(performance status)를 향상해 표준치료의 치료율을 높여주는 ‘병용요법(Combination Therapy)’을 중점 시행중에 있으며 실제 이를 통해 입원중인 많은 암환자들의 생존률과 삶의 질 등의 부분에서 표준치료 만을 받은 군에 비해 유의미한 효과를 보고하고 있다.
특히 미국의 엠디앤더슨 통합의학 암센터에서도 운동기반요법(movement base therapy)으로 적용중인 기공운동과 외기운동(External Qigong)이 포함된 ‘항암기공운동’을 전체 암환자들에게 매일 오전, 오후 2시간씩 적용해 신체활력지수를 향상하는 운동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데 이는 ‘기공운동이 암특이적(cancer-specific)으로 암환자의 삶의 질, 암성피로, 면역기능, 코르티솔 농도에 긍정적인 효과(positive effects)가 있다.
필자는 올해 5월 ‘2015 한국병원경영학회’의 초청으로 ‘요양병원에서의 통합암센터 모델’을 발표하면서 “현재 국내에서 표준치료 이후 방치되고 있는 암환자분들을 위해 국내외 통합의학 암학회 가이드라인에 따른 체계적인 프로그램의 접목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주은라파스 요양병원 통합의학 암센터’에서의 실천이 암환자들과 의료인에게 새 바람을 일으키기를 기대한다.
장성환 주은라파스 통합의학암센터 센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