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겸 전 의원,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
하지만 김 전 의원이 마냥 안심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대구는 박근혜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이자 대한민국 보수의 심장이라고 불린다. 더군다나 수성구는 대구 정치 1번지로 통한다. 김 전 의원이 당선된다면 ‘보수의 심장’이 뚫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셈이다.
실제로 앞선 여론조사에서 수성갑 유권자들은 지지정당으로 여전히 새누리당(43.2%)을 제일 많이 꼽았다. 새정치연합 지지율은 10.5%에 불과했다. 이런 민심 속에서 야당 의원이라는 ‘무거운 갑옷’을 입은 김 전 의원으로서는 당선 자체가 ‘기적’일 수 있다. 김 전 의원이 당선될 경우 대권 판도를 뒤흔들 ‘파괴력’을 갖게 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전계완 정치평론가는 “김 전 의원이 당선된다면 차기 야당 대권후보가 가져야할 대구경북, 개혁, 진보라는 옵션을 모두 갖게 된다”고 전했다. 힘든 조건의 싸움인 만큼, 얻게 될 성과도 어마어마하다는 분석이다.
김 전 지사 역시 이러한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수많은 지역구 중 국민적 관심사가 큰 대구를 택한 것은 총선 승리를 넘어 대권 가도에 불을 지피겠다는 의지로 분석된다. 여권 잠룡으로 꾸준히 오르내렸던 김 전 지사가 승리한다면 야권 차기 대권 주자를 눌렀다는 존재감을 유지함과 동시에, 보수의 심장을 지켰다는 상징성도 가질 수 있다.
하지만 김 전 지사가 얻게 될 성과는 김 전 의원보다는 상대적으로 적을 것이라는 관측도 우세하다. ‘여당 공천이 곧 당선’이라는 대구 지역구 선택 자체가 ‘땅 짚고 헤엄치기’라는 비판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선거에서 패배한다면 상황은 치명적이다. 대권의 꿈은 물론이고 재기하기도 힘들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지역주의를 타파하겠다는 명분으로 ‘삼세판’에 도전해 눈길을 끄는 김 전 의원과 대조되는 형국이다.
하지만 결국 뚜껑은 열어봐야 알 수 있다. 수성구갑 혈투에서 깃발을 꽂는 자가 차기 대권 판도를 뒤흔들 것이라는 데에는 일단 이론의 여지가 없다. 총선이 7개월 남짓 남은 시점에서 두 잠룡은 지역 곳곳을 누비고 있다. 어느 잠룡이 승천할 것인지 정가 시선은 대구로 향하고 있다.
박정환 기자 kulkin85@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