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노(친노무현)계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호남 이탈 세력을 끌어안는 이상의 비전은 보여주지 못할 것”이라고 힐난했다. 다른 관계자도 “사실상 ‘당 대 당’ 통합을 노린 기득권 정치의 다른 이름”이라고 꼬집었다.
일각에선 천 의원 측이 ‘뉴 DJ(김대중 전 대통령)’ 발굴에 실패하자, 사실상 조직 내 구심점 없는 ‘모래알 조직’이 한몫을 한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여러 갈래로 분화된 내부 조직이 소통 없이 인물 영입에 나서면서 각 그룹 간 혼선을 빚고 있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현재 천정배 신당의 핵심 조직은 염동연·이철 전 의원의 당산동 그룹이다. 이들은 지난 4월 재보선 당시 천정배 캠프의 선거대책본부장을 맡았다. 특히 동교동계 출신이자 2002년 대선 당시 노무현 후보의 정무특보를 맡은 염 전 의원은 신당 영입 과정에서 사실상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
호남 지역에서는 유원일 전 의원 등을 필두로 전직 의원 그룹이 당산동 그룹과는 별개로 영입작업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유 전 의원은 지난 4월 재보선 때 김종배·신중식·조재환·채일병·홍기훈 전 의원 등과 함께 천 의원을 지지한 바 있다. 천 의원실 보좌진 그룹도 핵심축이다. 이들은 현재 천정배 신당의 원로그룹 정무파트 정책파트 등에서 활동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새정치연합을 탈당한 유선호·장세환 전 의원도 물밑에서 천 의원과 신당 교감을 나누고 있다. 이 밖에 이용훈 전국호남향우회총연합회 총회장, 안재풍 서구노인회 수석부회장, 이홍길 전 4·29 광주 서구을 보궐선거대책시민정치위원회 상임위원장도 천 의원 우군으로 분류된다.
문제는 조직력이다. 천 의원실 보좌진 그룹은 이미 소통 부족 비판에 시달리고 있다. 인물 영입과 신당 창당 로드맵 과정에서 당산동 그룹과 비당산동 그룹 간 스텝이 꼬인 정황도 드러난 상황이다. 특히 천정배 신당 내부에 공보라인 등 핵심 조직이 없는 것으로 알려지자 향후 스텝이 더욱 꼬일 수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최근 천 의원 측은 인기변호사 A 씨에게 대변인직을 제안했지만 내부적으로 혼란이 생긴 탓에 최종 결정을 내리지는 못했다고 한다. 이럴수록 신당의 의사결정은 천 의원 1인에게 더욱 의존할 수밖에 없다. ‘구태정치 타파’라는 천정배 신당의 명분과 상충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한 평론가는 “천정배 신당은 천 의원 중심의 정당이라는 한계를 지니고 있다”며 “정치혁신의 다른 이름이 ‘분권’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하루빨리 조직 구축을 통한 분업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충고했다.
윤지상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