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의 결의에 찬 일성이었다. 지난 8월 1일부터 이른바 ‘태완이 법’으로 불리는 살인죄 공소시효 폐지 법안이 공포·시행되면서, 전담팀을 보강해 미제사건 해결률을 높이겠다는 것. 하지만 현장에선 ‘의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그런데 <일요신문> 취재 결과 경찰청의 발표와 달리 일부 경찰들 사이에선 “과거와 크게 달라질 것 없다”는 말이 나오고 있었다. 일부 경찰 관계자들에 따르면 미제 살인사건의 경우 각각 자료 분석에만 2∼3개월 걸린다. 이에 더해 사건을 해결할 새로운 실마리까지 찾아야 하지만, 현재 각 전담팀 인원은 2명 정도에 불과하다. 한 경찰 관계자는 “최근 경찰청이 전국적으로 전담팀 인력을 보강한다고 했지만, 결국 각 팀별로 한두 명 늘었을 뿐이다. 총원이 두 명에서 많아야 다섯 명 정도”라고 말했다.
다른 경찰 관계자는 “현재 미제사건전담팀은 강력계 업무도 함께 맡고 있다. 해결해야 할 새로운 사건은 계속 터지고 매일 처리해야할 일도 있다. 미제 사건도 중요하지만 새로 발생하는 사건들에도 피해자가 있고 이해관계자가 있다. 미국 등 일부 해외 국가들처럼 장기미제 사건 하나에만 매달릴 수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결국 미제사건전담팀은 인력 운용상 다른 업무도 병행해, 현실적으로 장기미제 사건에만 집중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여기에 앞서의 경찰청의 새 수사지침과 달리, 일부 지역의 경우 지방청에서 맡은 대표적인 장기미제 사건들이 아닐 경우 “각 관할서에서 수사를 벌이고 있다. 관할서로 문의하라”고 답변하는가 하면, 해당 관할서는 담당 수사관이 없거나 “지방청에서 하고 있다”는 식으로 떠넘기고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국정감사를 앞두고 경찰청에서 ‘보여주기식’으로 발표한 것 아니냐”는 불만 섞인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경찰청 형사과 관계자는 <일요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현재 기획재정부, 행정자치부와 함께 오는 11월까지 미제사건 전담수사팀 정원을 늘리는 것으로 협의 중”이라며 “과거 전담팀이 다른 업무도 병행한 경우도 있지만, 향후에는 사건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지침을 내렸다. 지금은 단계적으로 절차를 밟고 있는 과정이라 약간의 혼선이 있을 수 있지만 곧 틀이 잡힐 것”이라고 전했다.
문상현 기자 moon@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