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백화점·온라인몰 등 유통업계가 추석 배송 서비스 경쟁에 나섰다.
유통업체들이 배송전쟁에 사활을 거는 이유는 대형마트와 백화점 등 오프라인을 찾는 고객들보다 모바일과 PC 등 온라인몰로 상품을 구입하는 경우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소비패턴의 변화로 모바일 결제 시장 규모는 지난 2013년 1분기 1조 1270억 원에서 올해 2분기 5조 7200억 원으로 급증했다.
이 때문에 유통업체들은 차별화되고 이색적인 배송 서비스를 앞 다퉈 선보이고 있다. 온라인전용물류센터를 통한 당일배송, 상품을 차로 바로 픽업할 수 있는 서비스, 심지어 오토바이 배송까지 나왔다. 또 온라인에서 구매한 추석선물세트를 서울역에서 바로 찾을 수 있는 서비스와 여성 고객들을 위해 여성 택배기사 수를 늘리는 등 고객을 사로잡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국내 대형마트 1위인 이마트는 온라인전용물류센터 강화에 나섰다. 지난해 6월 업계 최초로 문을 연 온라인 전용 보정물류센터에 이어 연말에 김포센터 가동을 눈앞에 두고 있다.
보정센터는 양재에서 동탄에 이르는 수도권 남부권역 이마트 15개 점포에서 담당하던 온라인 배송을 전담하고 있다. 현재 보정센터는 하루 평균 7000~8000건 이상의 배송 건수를 처리하고 있으며 당일배송 비중은 70%에 달한다. 올해 말 본격적으로 문을 여는 김포센터는 인천지역을 포함한 수도권 서부권의 온라인 배송을 담당할 예정이다.
홈플러스는 고객이 인터넷 주문 후 1시간 이내에 상품을 받을 수 있는 퀵배송 서비스를 선보였다. 우선 서울 강서점을 시범점포로 선정해 오전 11시~오후 7시 들어온 주문에 대해 오토바이로 배송을 해주는 것. 2만 5000여 가지 상품을 자유롭게 주문할 수 있다. 배송료 4000원을 내야 하는 것은 ‘옥에 티’다.
롯데백화점은 온라인쇼핑몰 롯데닷컴과 엘롯데몰 등 계열사 온라인몰에서 산 추석선물세트를 서울역 대합실에서 찾을 수 있도록 했다. 롯데백화점은 배송 관련 불만을 최소화하기 위해 배송원이 도착 1시간 전에 미리 전화하고 선물 전달 시 고객과 2걸음 간격으로 대면하며 선물을 전달한 후 3초간 인사하는 캠페인도 벌이고 있다. 여성 고객을 위해 여성 배송원을 30~50% 이상 확대해 여성 고객이 더욱 안심할 수 있도록 했으며 배송 상품의 선도 유지를 위해 모든 배송 차량에 대형 사이즈 ‘보냉백’을 설치했다.
이와 함께 MVG(Most Valuable Guest, 매출을 많이 올려주는 주요 고객으로 VIP와 비슷한 의미) 고객들이 매장을 별도로 방문할 필요 없이 MVG라운지에서 선물 상품 구매·배송 의뢰를 함께 할 수 있는 ‘원스톱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잠실점과 안양점 등 5개 점포에서는 ‘타운카 서비스’를 도입해 선물을 구매한 MVG 고객에게 백화점에서 제공하는 자동차와 운전기사를 통해 무상 귀가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이외에도 롯데백화점은 이원준 사장과 임원 23명이 일일 배송원으로도 활동했다. 본점과 잠실점, 영등포점, 분당점, 강남점, 5개 점포에 마련된 배송센터에서 상품 수령·적재·배송·사후 연락 등 배송 관련 업무를 담당했다.
현대백화점은 여성 고객들이 안심하고 상품을 받을 수 있도록 여성 택배기사를 다수 고용했다. 물류센터 직원을 지난해보다 10%가량 늘린 3500명으로 선발하고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을 20~40대 주부 및 학생 등 여성 인력을 중심으로 배치했다. 선물 수령 시 불안감을 느끼는 고객들을 위해 현관에서 1m 이상 물러나 대기하는 ‘한 걸음 뒤로 서비스’도 도입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신선식품의 선도 유지를 강화하기 위해 냉장 또는 냉동 탑차 운영을 지난해보다 15% 이상 늘렸다.
백화점과 대형마트가 차별화된 배송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면 홈쇼핑과 소셜커머스 업체들은 총알배송에 사활을 걸고 있다.
CJ오쇼핑은 오전 9시 30분 이전 방송된 상품을 주문하면 그날 저녁 받아볼 수 있는 ‘신데렐라 배송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홈앤쇼핑은 지난해 8월부터 서울과 인천, 경기 등 수도권 지역에 당일배송을 실시해 왔으며 지난 6월부터는 제주지역까지 확대했다. 현대홈쇼핑은 서울과 수도권 주요 지역에 여성 택배기사로 운영된 ‘드림배송’을 2배로 확대, 운영하고 있다.
소셜커머스업체 쿠팡은 추석을 맞아 초특가 할인 이벤트 ‘추석팡’을 진행해 주문한 모든 제품을 24시간 이내에 ‘로켓배송’으로 전달하는 서비스를 하고 있다. 쿠팡은 배송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해 경북 김천과 광주광역시에 각각 1000억 원과 600억 원을 투자해 물류센터 건립도 추진하고 있다.
이색 배송서비스는 아니지만 고객의 쇼핑 시간을 대폭 줄이기 위한 서비스도 나왔다. 롯데마트는 고객의 쇼핑 시간을 줄이기 위해 모바일 앱이나 PC로 상품을 주문한 후 매장에서 바로 픽업할 수 있는 서비스를 도입했다. 차에서 내리지 않고 주문한 상품을 바로 받을 수 있어 기존 1시간 이상 걸리던 쇼핑시간이 약 15분으로 대폭 절약할 수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온라인몰이 급성장하면서 택배의 중요성이 커졌고 기존과 다른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업체들의 경쟁이 치열해졌다”며 “특히 올해 상반기까지 메르스 등으로 어려운 시기를 보낸 유통업체들이 추석 대목을 맞아 소비심리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배송전쟁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진환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