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과 추억 그리고 친구를 만날 수 있어 도서관이 어르신 사랑방으로 부상
서울 노원구 구립도서관에서 운영하고 있는 맞춤형 실버 독서 프로그램이 어르신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어 화제다.
◇ 인생의 꽃, 옛 이야기를 만나다
월계문화정보도서관(관장 권기정)은 어르신들의 정보격차와 치매예방을 위해 지난 4월부터 ‘인생의 꽃’이란 독서문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인생의 꽃은 만65세 이상 노인들을 대상으로 책을 통해 어린 시절을 회상하고,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으로 매주 목요일 오전 9시30부터 11시까지 운영된다.
강사가 읽어 주는 이야기도 듣고 직접 책도 소리내어 읽어보고 시도 낭송한다. 또 책속의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 어르신들은 자천 타천으로 옛 노래를 한 곡조 뽑기도 한다.
이어 감자놀이 등 간단하게 손을 이용한 전통놀이를 하고 한껏 달아오른 분위기에서, 어르신들은 전문 강사가 낭독하는 동화책을 들으며 옛날 추억을 나누고 감상을 주고 받았다.
또한 말놀이를 이용한 시와 노래를 다함께 읽고 난 뒤 팀으로 나뉘어 주거니, 받거니 하기도 했다.
오혜경 강사는 어르신 독서나눔 수업을 통해 소리문학의 내용에 대한 지식 전달을 곁들이기도 한다. 또 단순히 일방적인 수업이 아니라 참가자들은 자신들의 살아온 이야기도 나누며 지역 주민과의 친분을 쌓으며 연대 유대감도 탄탄히 다지는 시간을 가졌다.
권기정 월계문화정보도서관장은 “고령화시대에 맞춰 어르신들의 눈높이에 맞는 독서문화 프로그램 구성으로 지역 내 노인 독서문화 활성화에 기여하겠다”이라며 “앞으로도 어르신들이 도서관을 가까이 할 수 있는 다양한 기회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 우린 은빛책날개 달고 문학여행 간다~
한편 2015년 생애주기별 독서문화 진흥 활성화 사업 선정 기관인 상계문화정보도서관(관장 김성민)은 ‘은빛책날개’란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매월 2,4째 주 목요일 오전 10시부터 12시까지 진행되고 있다. 은빛책날개는 만 60세 이상 어르신 20여명을 대상으로, 슬로우 리딩(slow reading)으로 책을 읽는 독서문화 토론 프로그램이다.
슬로우 리딩은 책을 단락별로, 혹은 페이지 별로 나누어 함께 읽어나가면서 문득 떠오른 질문거리를 가지고 서로의 눈빛을 바라보며 대화하고 토론하는 수업으로 어르신들에게 알맞은 낭독법이다.
은빛책날개 프로그램 참가한 어르신들은 지난 4월에는 황순원 작가의 작품을 읽고, 황순원문학촌에 문학기행을 다녀오는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또, 7월에는 권순긍 교수의 ‘우리 고전문학과 대화하기’ 문학특강을 열어 어르신 82명이 강의를 듣고 은빛책날개 회원으로 4명이 가입하는 등 활발하게 이어오고 있다.
은빛책날개 회원인 오근남(여,78세)씨는 “함께 책을 보고 이야기 하면서 우울함을 많이 극복할 수 있었고, 은빛책날개가 없는 날에도 도서관에 와서 책도 읽고 책 정리 봉사도 하며 활기차게 보내고 있다”고 했다.
또 노원어린이도서관(관장 이명자)는 매주 토요일 오전 10시부터 11시까지 ‘할아버지와 함께하는 바둑 한 판’ 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할아버지들이 어린이들에게 바둑을 무료로 가르쳐주고 있다.
이외에도 노원구 구립도서관(총괄사업본부장 양시모)은 어르신 독서활성화와 정보격차 해소를 위해 큰 글씨로 인쇄된 대활자본 도서를 오디오북과 함께 구비하고 있다.
김성환 노원구청장은 “책과 함께하는 평생학습이 진정한 평생교육도시”라며 “책은 성공하는 인생이모작을 위한 핵심요소로 어르신들이 책과 가까이 할 수 있도록 지원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정훈기자 ilyo11@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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