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16회째를 맞이하는 허준축제는 ‘건강 길잡이, 동의보감을 펼치다’라는 슬로건 아래 현대인의 관심사인 건강을 주제로 다양한 한의학 체험 프로그램을 마련, 관람객이 직접 참여하고 즐기면서 축제의 일원이 되는 공감형 축제로 꾸며진다.
구는 다양한 주제‧체험관을 마련해 허준 선생의 업적과 동의보감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고, 강서구를 허준의 출생지이자 동의보감 집필지로서 확실히 각인시켜 한방허브도시로서의 브랜드 가치를 한층 높인다는 계획이다.
올해 허준축제는 허준 서거 400주년과 동의보감 국보승격을 기념하여 허준 선생의 인술과 동의보감의 역사적 가치를 심도 있게 들여다 볼 수 있는 6가지 테마의 독립된 주제관을 마련해 관람객들을 맞는다.
<허준주제관>에서는 허준선생의 일대기와 가치관, 지향점 등을 집중 조명한다. 문화유산 해설사가 그분의 인술과 현대사회에서의 역사적, 학문적 가치를 알기쉽게 설명해주며, 동영상을 상영하여 이해도를 높인다.
<동의보감관>에선 동의보감의 편찬과정과 학술적 의의를 보다 쉽고 재미있게 알아본다. 도슨트의 자세한 안내로 내경편‧외형편‧잡병편‧탕액편‧침구편의 특징을 두루 살펴보고 탁본과 책엮기 등 동의보감 발간 체험도 진행한다.
<혜민관>에선 조선시대 일반백성을 치료하던 혜민서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 대한한의사협회 소속 한의사가 신청자에 대해 직접 문진과 진료에 나서며 한약달이기 시연, 의관‧의녀 체험 등 색다른 즐길거리를 제공한다.
<건강체험관>에선 동의보감에 수록된 내용을 바탕으로 사상체질 진단, 정신건강 한마당, 자운고(한방연고) 만들기 등의 본격적인 오감만족 한의학 체험이 진행된다. ‘위궤양에는 감초가 좋다’와 같은 개인별 증상에 따른 맞춤형 한방식단 정보도 얻을 수 있다.
<한방 이벤트 체험관>은 천연약초를 활용하여 비누에서부터 샴푸, 양초, 향첩, 손수건, 베게 등 생활 속 실용품을 손수 만들어 보는 만들기 체험 공간이며, 조선시대 저잣거리와 한약방을 재현해 놓은 <약초 저잣거리 체험관>은 다양한 약초에 대해서 올바른 정보와 재미있는 체험거리를 제공한다.
6개 주제관 탐방에 허준 관련 시‧서예‧사진작품 등을 한자리에 모은 ‘허준 테마 갤러리’와 ‘지역민 체험마당’ 코스를 더한 동의보감 스토리텔링 8관문 스탬프 투어 프로그램이 이틀간의 축제기간동안 특별 운영된다. 각 관문마다 주어지는 미션을 완수하고 스토리텔링카드에 8개의 스탬프를 모두 채우면 소정의 사은품이 주어진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즐겁게 축제현장을 한 바퀴 둘러보다보면 어느새 허준과 동의보감에 대한 친근함과 이해도가 깊어지고 재미있는 추억까지 차곡차곡 쌓을 수 있는 일정이다.
10일 오전 9시 구암공원에 마련된 주무대 앞에서는 허준을 주제로 문인화 채색행사가 진행된다. 대형 천(4×8m)에 허준선생의 진료모습, 집필과정 등을 그려 넣고 관람객들이 색을 덧입혀 완성한 그림은 축제기간동안 게시하여 축제의 의미를 더하고 분위기를 한층 고조시킬 전망이다.
오후 5시에는 개막식전 행사로 강서구립극단의 ‘허준 뮤지컬’이 무대에 오른다. 신분의 한계를 극복하고 조선 최고 명의의 자리에 오른 허준의 일대기를 흥겨움과 감동이 어우러진 극으로 꾸며냈다.
오후 6시 허준 유등 점등식을 시초로 개막식이 진행되며, 오후 7시에는 본격적인 축제의 시작을 알리는 ‘허준콘서트’가 열린다. 방송인 조영구가 MC를 맡고 박완규, 적우, 김종환, 리아킴 등 인기가수가 총 출동해 화려한 무대로 축제의 열기를 더한다.
둘째 날인 11일 역시 관람객들의 발길을 사로잡는 다채로운 문화공연이 줄을 잇는다. 지역문화공연과 평양민속예술단공연, 동의보감 작은 콘서트 등 특색 있는 무대가 펼쳐지며, 오후 6시에는 축제의 대미를 장식할 ‘구민 허준가요제’가 열린다. 9월 초 예심을 통과한 동대표 21팀이 출전해 열띤 응원과 환호 속에 숨은 실력을 맘껏 뽐낸다. 여느 가수 못지않은 가창력과 열정어린 무대로 깊어가는 가을밤을 설렘과 흥분으로 가득 채울 예정이다.
아울러 동의보감 활터, 건강기원 소원지 달기, 한방먹거리 장터, 세계풍물시장 등 건강과 활력 충전을 위한 부대행사가 축제행사장 곳곳에 푸짐하게 마련돼 있어 쏠쏠한 재미를 선사한다.
한편, 허준박물관에서도 허준 서거 400주년과 박물관 개관 10주년을 기념해 ‘십장생 특별전’을 운영한다. 무병장수를 기원하며 일상 속 다양한 생활용품에 담았던 십장생 문양을 통해 선조들의 지혜와 건강의 의미를 되짚어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이번 허준축제의 특징은 축제 프로그램 전반에 주민의 의견이 대폭 담겨져 있다는 점이다.
구는 지난 3월 각계각층의 주민대표와 문화·예술 전문가로 구성된 ‘허준축제 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다각적인 방안을 논의해 왔다.
이는 축제 개최시에 추진위를 한시적으로 운영해오던 관행과는 다른 선택으로, 기획 초기부터 주민의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적극적으로 수렴하겠다는 취지였다.
추진위는 올 초 진행된 1차 회의에서 허준축제의 변화와 새로운 도약을 위해 전문가적인 영역이 필요함을 공감하고 만장일치로 ‘축제 총감독제’를 도입했다. 총3차에 걸친 회의를 진행하면서 축제의 의미를 제대로 살리기 위해 허준과 동의보감 등을 모티브로 테마관을 조성하고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체험형 프로그램을 강화하자는데 뜻을 모았다.
이러한 의견은 축제에 그대로 반영, 6개 주제관을 비롯한 각양각색의 건강 체험이 이번 축제의 중심축이 되었다. 그 결과 주민이 단순한 관람객이 아닌 축제의 일원이 되는 프로그램을 풍성하게 마련할 수 있었고, 대표 한방 축제로서의 품격 또한 한 차원 높아졌다.
김정훈 기자 ilyo11@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