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자영 바탐한인회장
동남아에서 눈여겨볼 나라가 인도네시아입니다. 세계 4위, 2억 5000여 만 명의 인구가 삽니다. 저도 인도차이나는 많이 다녔지만 이 나라는 발리밖에는 가본 적이 없어 공부하는 중입니다. 이 나라는 우리나라가 최초로 해외 유전개발에 투자한 국가입니다. 1981년 발리섬 옆 서마두라 유전입니다. 이처럼 석유, 천연가스, 고무, 목재, 구리, 금은 등 천연자원이 풍부합니다. 하지만 여행하기엔 너무 광활합니다. 1만 8000여 개의 섬. 세계 최대 섬 국가입니다. 동서의 길이가 5200㎞. 350여 개 종족에, 언어는 550여 개에 이릅니다. 그 옛날 <동방견문록>을 쓴 마르코 폴로가 이 나라에 와서 여행을 멈추고 되돌아갔을 정도입니다. 너무도 많은 종족이 기이한 다른 풍속으로, 너무 많은 섬에서 살았기 때문입니다.
바탐시에 한 한국인이 있습니다. INKO BATAM 대표, 공자영 바탐한인회장입니다. 이 나라 정부의 꿈처럼 이 섬에 꿈을 심은 사람입니다. 이 도시의 인구는 130여 만 명. 한국인이 150여 명이 산다고 합니다. 처음엔 전자, 자동차, 조선사업 등으로 이주를 시작했습니다. 그는 이 섬에서만 24년을 살며 한 가지 사업에 열정을 쏟았습니다. 현지여행 랜드사업과 식당체인 사업입니다. 한달에 약 5000명, 일년에 약 6만 명 이상의 관광객을 소화하는 ‘작지만 아주 강한 기업’입니다. 현지인 직원 300여 명과 함께 바탐섬의 여행업을 독점하며 식당체인, 컨설팅 등 관련사업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천혜의 휴양지 빈탄에도 사업영역을 확대하여 직원들이 일하고 있습니다. 그는 자신의 건물에 한국문화센터를 개설해 한류 열풍으로 한국어를 배우려는 현지인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고 태권도도 보급합니다.
이렇게 독점하게끔 성공한 비결을 제가 알아보았습니다. 그는 10년간 바탐 여행업을 주도하는 중국계 매니저로 일한 경력이 있습니다. 그후 독립하여 오늘에 이릅니다. 현지인 직원 상당수가 10년 이상 근무했습니다. 그리고 모두 한국어를 잘합니다. 현지화시킨 겁니다. 경영, 경리 책임자는 다 중국계를 씁니다. 한국직원은 단 3명뿐입니다. 그들에겐 한국 관련 마케팅일만 맡깁니다. 이직이 심한 여행업계서 오랫동안 같이 동고동락한다는게 눈에 띕니다.
바닷가 전경이 아름다운 바탐 뷰 호텔. 인도네시아 바탐섬은 싱가포르 국민들의 주말여행지로 각광받고 있다.
그래서 제가 몇 가지 물어보았습니다. 자금관리를 왜 중국계에 맡기냐고. 그는 이렇게 설명합니다. “우리는 불이익은 참지만 불의를 참지 못하지요. 중국인들은 불의는 참지만 불이익은 참지 못한다고 하잖아요. 중국계는 서로 믿고 일하기까지는 6~7년 걸리지만 한번 신뢰가 쌓이면 협업정신이 뛰어나기 때문입니다.” 또 물어봅니다. 이웃나라들은 한국인들이 가이드를 하고 현지인을 헬퍼로 쓰는데, 여긴 현지인들이 다 직접 하니까 언어소통에 문제 있지 않나요? 여기 현지인 가이드들 이름이 갑돌이, 차인표, 설운도에 배용준과 변강쇠도 있습니다. 한국어 발음이 조금 서툴러서 좀 웃기긴 해도 친근하게 느낀다고 합니다.
“이곳에 계신 선교사분들이 여행사, 식당체인 직원들에게 우리말을 정기적으로 가르칩니다. 교육을 통해서 다 가능한 일입니다. 저는 정기적으로 예법을 교육합니다. 이제 여행은 장소와의 여행이 아니라 누구와 함께 하느냐가 더 소중한 시대입니다. 말이 서툴지라도 가이드는 동행하는 사람이므로 현지인이 성실하게 임하면, 더 즐겁게 느끼시는 거 같아요.” 그러면서 자신과 동고동락하는 직원들을 우리나라 부산 같은 도시 수라바야 최고급 호텔로 정기적인 여행을 보낸다고 한다.
빈탄과 함께 경제특구로 꿈을 키우는 바탐. 통관, 조세, 인허가, 체류, 노동에 대한 특별조항과 스파, 골프, 해양스포츠, 씨푸드 등 쉼터가 공존하는 섬. 젊은 청년들이 활기 있게 첨단산업에서 일하는 곳. 중국계가 상권을 주도하는 나라에서, 자신이 서있는 땅을 사랑하며 묵묵히 홀로 선 한국인들이 아름답게 느껴지는 대목입니다.
정선교 Mecc 고문
필자 프로필 중앙대 문예창작과 졸업, 일요신문, 경향신문 근무, 현 국제언론인클럽 미얀마지회장, 현 미얀마 난민과 고아를 위한 NGO Mecc 고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