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BC드라마넷<하차전담반 제로>에서 4차원 성격의 까칠한 커플매니저로 변신한 이다인 임준선 기자 kjlim@ilyo.co.kr | ||
“사실 주변 분들은 여성적인 성격이라고 하는데 지금까지 했던 역할들이 다 제 안에 있는 것 같아요. 특히 4차원적인 건 분명하고요. 아까 ‘결혼정보회사처럼 스스로 등급을 매겨보면’이란 질문에서 같이 출연하는 강인 씨가 ‘1등급’이라는데 문득 ‘1등급 고기’가 생각나더라고요. 이 정도면 제 성격 파악 되셨죠? (웃음) 그뿐인가요. <그사세> 때도 캐릭터에 몰입하다보니 감독님이 ‘잘해보자’하시면 ‘그래, 잘해보자!’이러면서 감독님 등을 두드리는 통에 다들 경악한 적도 있어요.”
보기와 정말 다르다. 실제로 이다인은 <그사세>에서 PD-여배우 커플로 사랑받았던 여배우 ‘해진’역의 물망에 올랐으나 털털한 조감독 역이 욕심난다며 오디션 장소에 찾아가 감독에게 “현장에서 꼭 뵙겠습니다 형님!”을 외쳤더란다. 그 덕에 촬영 내내 제작진들로부터 ‘형님’이란 별명으로 불려졌다고.
이런 적극적인 열정을 알아봐서일까. 이다인은 불황의 한파에 잔뜩 움츠린 연예계에서 수많은 러브콜을 받고 있다. 비록 제작이 무산됐지만 드라마 <그대를 사랑합니다>와 동명의 영화 주연으로 물망에 올랐었고, MBC사극 <선덕여왕>에서도 제의를 받았지만 스케줄이 겹쳐 포기해야 했다. 그뿐 아니다. 이다인은 “요즘 많은 감독님들이 ‘캐스팅이 되든 안 되든 우선 실물이라도 보고 싶다’며 나를 찾아주시는데 이런 사랑이 너무 기분 좋고 감사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지금의 행복함을 누리기까지의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다. 처음 ‘비서’역으로 연기에 발을 딛었던 드라마 <사랑하는 사람아>는 대작 경쟁 드라마에 밀려 조기 종영했고, 이후 영화 <외톨이>에서는 부족한 연기 때문에 가슴앓이를 해야 했다. “6개월 내내 연필을 입에 물고 ‘가갸거겨’를 외치며 살았다”는 이다인에게서 웃음 뒤로 사라진 피땀 어린 노력들의 잔재가 보인다.
중학생이 되던 해부터 “이나영 같은 CF스타가 되고 싶다”는 일념 하에 스스로 CF오디션을 보러 다녔던 이다인은 연기를 만난 후 늪에 빠진 기분이란다.
“한 번도 연기를 해보지 않았을 때는 CF스타가 최고인 줄 알았어요. 하지만 연기에 발을 담그고 나니까 그 매력에서 헤어 나올 수가 없어요. 아직도 많이 부족하지만 점점 더 나아질 자신이 있으니 지켜봐주세요. 롤 모델이요? 물론 연기자로서의 이나영 선배님도 존경하지만 <그사세> 때 정말 존경했고 따랐던 배종옥 선배님 같은 연기자가 되고 싶어요.”
문다영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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