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서울 당산동그룹과는 따로 움직이는 호남그룹이 인기 변호사 A 씨를 영입하려다가 실패하면서 천정배 신당의 인물난 의혹에 기름을 부었다. 지난해 7·30 재보선 당시 새정치연합 한 선거캠프 대변인을 지냈던 A 변호사는 천정배 신당의 영입 제안을 받은 뒤 “천정배 신당에 가지 않겠다”라는 의사를 전달했다고 제1야당의 복수 관계자가 전했다. A 변호사는 현재도 새정치연합 당원이다.
A 변호사가 새정치연합 내 86그룹과 정치행보를 함께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천 의원 측의 영입 작전은 실패로 돌아간 셈이다. 그러자 천 의원 측 비공식 라인은 새정치연합 내 86그룹의 후발주자들에게 직·간접적으로 의사를 타진해 대변인직을 제안했다. 천 의원 측으로부터 대변인직 제안을 받았다고 말한 새정치연합 한 당직자 B 씨는 “적을 옮기는 즉시, 정치판에서 살아남기 힘들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 정치에선 제3당이 성공할 가능성도 제로에 가까운데, 누가 가겠느냐. 나 말고도 몇몇이 영입 제안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거부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천정배 신당이 현재 대변인을 선임했는지는 베일에 싸여있지만, 적어도 인물난에 시달리고 있는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일각에선 ‘뉴 DJ’ 플랜 중 한 축인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변호사 가운데 한 명이 대변인을 맡지 않겠느냐는 전망도 나온다. 공보라인 구축을 위한 고육지책인 셈이다.
천 의원 측은 역사교과서 국정화 논란으로 야권 3자 연석회의 구성이 초읽기에 돌입한 만큼, 향후 정국의 변수를 지렛대 삼아 신당 동력의 추진력을 끌어올릴 것으로 보인다. 특히 20대 총선 공천을 앞두고 청와대와 새누리당의 ‘전략적 공조’ 모드가 깨질 경우 야권도 본격적인 계파 갈등 국면으로 접어든다고 판단하고, 이 시점까지는 ‘숨 고르기’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다. 천 의원 측은 “거대 양당 구도를 혁파하는 것은 우리의 사명”이라며 “정치적 환경은 좋지 않지만, 우리는 87년 체제 극복을 위한 길을 마다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지상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