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도성은 원래 성벽과 성문이 한 몸으로 이어진 성곽이었으나, 일제강점기 성벽이 헐리고 도시화과정을 거치며 도로가 개설되는 등 주변 경관이 훼손되어, 그동안 성벽과 성문이 이어진 원래의 모습을 찾아보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특히, 흥인지문 북측 구간은 성문과 옹성, ㄷ자형 성벽, 낙산구간의 한양도성이 함께 연계되어 다양한 도성의 모습을 한 장소에서 볼 수 있는 유일한 구간으로, 한양도성의 완전한 제모습 회복에 있어 매우 중요한 장소이나, 1908년 일제강점기 성벽이 헐리면서 조성된 석축과 함께 노점상, 오토바이 주차장 등이 혼재되어 역사문화경관이 심하게 훼손된 상황이다.
이에 흥인지문과 광화문 주변 역사문화경관을 회복하기 위해 서울시는 흥인지문 북측 옛동대문교회 구간 성곽 21m복원 추진한다. 2014년부터 이 일대 부지 발굴 및 원형고증을 마치고, 한양도성자문위원회(6회) 및 문화재청 기술지도자문(8회) 등 철저한 고증과 전문가 현장자문을 거쳤다. 성곽 복원 공사를 2015년 1월부터 추진하고 있으며 올해 말 완료 예정이다.
현재 일제강점기의 석축과 옛동대문교회에서 어린이집으로 사용하던 한옥건물, 오토바이 주차장 철거를 마치고, 멸실된 성곽 21m복원이 이루어지고 있다. 모든 성돌의 가공은 석공의 수작업을 통해 이루어지며, 복원 단계별로 전문가 현장 확인을 거쳐 금년 말까지 공사가 완료될 예정이다.
▲ 전문가 현장자문
또한, 흥인지문과 광희문 주변 도로로 끊어진 구간에 대해서는 성곽이 지나간 자리임을 알 수 있도록 바닥에 흔적표시 공사가 추진된다. 해당구간은 흥인지문 주변 63m, 광희문 인접도로 42m 구간으로, 성문과 연계하여 도성이 지나간 자리에 바닥흔적표시 공사가 시행된다.
지난 2010년부터 2013년까지 도로 단절구간을 성곽모양의 육교로 연결하는 방안이 검토된 적이 있으나, 이는 오히려 문화재의 진정성을 훼손할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 있어 물리적인 연결보다는 성곽이 지나간 자리임을 알 수 있도록 바닥에 흔적을 표시하는 것으로 결정되었다.
흔적표시 디자인은 한양도성자문위원회 및 총괄건축가 자문 등 16회에 걸친 심도있는 논의를 거친 끝에 도로바닥에 석재로 아스팔트 포장과 재질을 달리하여, 성곽영역 흔적을 표시하는 것으로 결정되었다.
바닥 패턴은 숙종 때의 한양도성 축조형식을 형상화하였으며, 석재두께는 차량통행에도 충분한 내구성이 확보되도록 도로구조기술사 자문 등을 거쳐 35cm 두께로 설계되었다.
▲ 바닥 흔적표시 시범제작
도로구간 바닥흔적표시 공사는 `15.10.20 ~ `15.11.30 기간동안 야간 10시부터 다음날 새벽6시까지 이루어지며, 야간에는 차량통행이 부분적으로 통제되고 주간에는 정상 통행된다.
향후 시범사업이 완료되면 바닥 흔적표시 효과, 한양도성 인지도 향상에 대한 시민의견 청취, 차량 통행으로 인한 균열·꺼짐, 훼손 발생여부 등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나머지 도로단절 구간에 대해서도 흔적표시 사업을 확대 시행하여 시민들이 한양도성을 좀 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할 계획이다.
공사기간 중에는 차량통행이 통제되는 등 불편이 예상되므로, 가급적 우회 도로를 이용하도록 주요지점에 안내판을 설치하여 시민 불편이 최소화 되도록 공사가 추진될 예정이다.
아울러, 한양도성 흔적표시 공사가 완료되면 한양도성을 통과하는 구간에는 네비게이션이나 버스방송을 활용하여 “한양도성 성안으로 진입하고 있습니다, 도성 밖으로 나가고 있습니다.” 등과 같은 음성 안내도 병행될 예정이다.
서울시 심말숙 한양도성도감과장은 “이번 흥인지문·광희문 주변 성벽복원 및 바닥흔적표시 사업으로 일제강점기 흥인지문 북측 성벽이 헐린 이후, 107년만에 역사문화경관이 제모습으로 회복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정훈 기자 ilyo11@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