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훈 정책위의장, 원유철 원내대표.
가까운 예로 지난 20, 21일 여성안전과 저출산대책 마련을 위한 현장 당정협의에서다. 새누리당에서 민생 대책을 책임질 민생119본부가 서울 강서구 일대의 여성 상대 범죄를 시찰하고자 현장간담회를 가졌는데 이 자리에 원 원내대표가 나타난 것이다. 이 아이디어를 기획한 이는 김 의장. 그러면서 “원 원내대표에 가려 김 의장 얼굴이 보이지 않는다”는 말이 나왔다.
사실 당정협의에 원내대표가 참석하는 일은 과거에도 있었다. 유승민 의원도 원내대표 시절 원유철 정책위의장이 주최한 당정협의에 참석하곤 했다. 하지만 유 의원의 전문분야인 경제와 국방에 국한했다.
두 사람은 밥값 신경전도 벌인 적이 있다. 지난 16일 김 정책위의장은 회의석상에서 “한 달 전에 제가 제안해서 우리 여야 원내대표, 정책위의장, 원내수석부대표가 ‘3+3 회의’를 저녁식사를 겸해서 하려고 했다”면서 “예산이나 노동개혁법안, 한-중FTA 비준안 처리 등을 위한 여·야·정 협의체 구성을 논의해보고자 했지만 야당의 일방적인 취소로 자리를 못 가졌다. 다시 제의한다. 밥값은 저희가 내겠다”고 했다. 그런데 이 발언이 나가고서 원 원내대표가 밥값은 자기가 낼 수 있다고 여야 회동을 다시 촉구한 것이다.
사실 김 의장 입장에서는 원 원내대표의 최근 행보가 그리 달갑지 않다. ‘신박(新朴)’을 자처한 원 원내대표가 사사건건 김무성 대표와 각을 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오픈프라이머리에 대해선 ‘제3의 길’을 가장 먼저 발언했고, 공천룰 특별기구 위원장에도 친박계가 민 이주영 의원을 밀었다. 김 의장은 친박계로 분류되지만 계파색이 그리 강하지는 않다. 오히려 김 대표의 한양대 후배로 김 대표 측근으로 분류되기까지 한다.
두 사람은 최근 취임 100일을 맞아 그 전날 함께 떡을 맞춰 국회에 돌렸다. 압구정동 유명 떡집에서 비싸게 맞췄다는 후문이다. 하지만 다음날 원 원내대표가 따로 수제 요구르트를 돌리면서 김 의장을 멋쩍게 했다는 후문이다.
이정필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