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세훈 갈등 여전히 진행형

검찰은 하나다? 글쎄…

[일요신문] 원세훈 전 국정원장 사건이 대법원에서 파기 환송돼 서울고등법원으로 사건이 다시 돌아왔다. 대법원에 올라가는데 3년이 넘는 시간이 걸렸지만 이를 수사했던 검찰 수사팀은 여전히 갈등 속에 제자리로 돌아오지 못했다.

당시 검찰 특별수사팀이 원세훈 전 국정원장에게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적용하는 것을 두고 채동욱 검찰총장과 황교안 법무부 장관이 의견 차이를 보였다. 치열하게 맞섰다. 채 총장과 수사팀은 원 전 원장의 국정원 심리전단 활동 지시는 선거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봤다. 그리고 ‘구속영장 청구’ 방안으로 보고했다.

하지만 황교안 장관은 단호했다. ‘법리 검토’를 신중히 해야 한다는 반대 의견으로 수사팀을 막았다. 법무부와 검찰 간의 갈등으로 번진 상황에서 수사팀은 선거법 위반 혐의는 적용하되 불구속 기소로 절충점을 찾았으나 후폭풍은 거셌다. 항명 사건이 터진 것이다.

‘특수통’으로 이름을 날리며 수사를 지휘했던 윤석열 특별수사팀장은 국정감사장에서 수사 외압 논란을 일으키며 항명했다. 수사가 한창 진행 중이던 2013년 10월 2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서울고검 국정감사에서 윤석열 팀장은 “새롭게 확보한 트위터 글 5만 6000여 개를 근거로 국정원 직원에 대해 체포영장을 청구하고 압수수색 영장도 받아 실시하겠다고 보고했지만 조영곤 서울중앙지검장이 격노하며 이를 반대했다”고 공개했다.

윤석열 팀장은 업무에서 배제됐고, 윤 팀장과 의견을 함께 했던 수사팀 검사들 중 일부는 한직으로 인사발령이 났다. 대법원의 상고심 결과가 나왔음에도 여전히 한직을 떠돌고 있다. 검찰 내 의견도 갈등도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다. 수사에 참여했던 특수 라인 검사들과, 그 외 검사들의 의견은 나뉜다. “파기될 만한 사건이 아니었다”는 의견과 “공직선거법 위반은 애초에 무리였는데 대법원이 제대로 본 것”이라는 의견으로 말이다.

원세훈 전 국정원장 사건을 법원으로 넘긴 뒤에도 내홍은 계속됐다. “청와대가 믿는 도끼에 발등 찍혔다”는 평을 받았던 채동욱 당시 총장은 공판 시작 2개월 만에 ‘혼외자’ 의혹으로 불명예 퇴진해야 했다. 

서초동 법조계에서는 ‘청와대가 조용하게 처리할 줄 알고 뽑아줬더니 채동욱 총장이 뒤통수를 쳤기 때문에 청와대가 언론에 혼외자 의혹을 흘린 것’이라는 해석이 정설로 남아있다.

남바다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