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 DB
가장 대표적인 것이 지난해 청와대 문건 유출 파동으로 징역 7년형을 선고받은 박관천 전 경정(49)이다. 박 전 경정은 지난 2012년 경찰청 지능수사대장으로 있으면서 조희팔 사망을 직접 발표한 장본인이다. 당시 경찰 내부에서는 조희팔 사망을 확정하기 이르다는 의견 속에서도 그가 발표를 강행했다고 전해진다. 이와 함께 검찰은 박 전 경정을 수사하며 그의 금고에서 출처를 알 수 없는 금괴 6개와 현금 뭉치가 발견했는데, 조희팔 측으로부터 받았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2012년 구속된 김광준 전 검사와 대구지검에서 근무하며 조희팔 측으로부터 금품을 수뢰한 오동식 전 수사관도 요주의 인물이다. 오 전 수사관은 조희팔 측으로부터 수사 무마 청탁 등을 받고 15억 8549만 원을 챙긴 혐의로 지난 1월 체포돼 현재 재판을 받고 있다. 수뢰액수가 커 조희팔 재수사 여론을 불러일으키는 데 적잖은 역할을 했다.
오 전 수사관의 경우 처남 역시 조희팔 회사 간부로 활동했고, 수사 대책회의에 참여해 ‘수사를 피하는 법’을 가르치는 등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그는 강태용과 같은 대구 영신고 출신으로 이들은 총동창회 활동을 통해 지역의 정·관계 인사들과 교분을 쌓아온 것으로 알려진다.
그런가 하면 검찰은 오 전 수사관 비위 행적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또 다른 수사 무마 청탁 대가를 확인하기도 했다. 지난 1월 수처리 및 레미콘 관련 지역 업체인 Y 사 전 대표이사 정 아무개 씨를 구속한 것이다. 정 전 대표는 자신의 회사를 코스닥에 편법 우회상장 시키는 과정서 수사를 피하기 위해 오 전 수사관에 3차례에 걸쳐 9000만 원을 전달한 혐의를 받고 있다.
Y 업체는 실제 여러 차례 검찰 수사 대상에 올랐지만 수사는 이뤄지지 않았다고 한다. Y 업체는 우회상장 이후 4대강 낙동강공구 사업에 참여해 ‘4대강 테마주’로 엮여 주가가 출렁였다. 포스코건설과 수십억대 계약을 수주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4년간 적자를 기록했고 전직 대표 비위가 적발되면서 결국 지난 4월 상장폐지됐다. Y 업체 측 관계자는 “전 대표와 회사의 관계는 청산됐다”면서 “현재는 근로자대표 체제다. 남아있는 근로자들끼리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검찰에서도 이 과정을 수상하게 여겨 조희팔 쪽은 물론 더 윗선까지 연결된 게 아닌지 의심을 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 이 과정에서 이명박 정부 당시 유력 차관급 인사의 이름이 오르내리기도 했다.
당시 한 사정당국 관계자는 이를 두고 “구찌(규모)가 큰 사건”이라고 귀띔했다. ‘친이명박계 쪽을 파는 것이냐’는 질문에는 “한 사람이 걸린다”라고도 언급했다.
하지만 여권 고위 관계자는 “별로 연관성이 없는 이야기라 검찰에서도 덮은 것으로 안다”면서 “조희팔이 대구 지역을 중심으로 사기 행각을 벌이지 않았나. 지금 그쪽 정치적 상황이 뒤숭숭하니 그런 말도 나오는 모양”이라고 반박했다.
김임수 기자 imsu@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