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 클린턴(AP/연합뉴스)은 부부싸움을 할 때 남편(로이터/뉴시스)을 폭행했을 뿐만 아니라 백악관 직원과 경호원에게 거친 말을 쏟아부었다는 증언이 속속 나오고 있다. 사진은 합성.
힐러리의 폭력 전과는 아칸소 주지사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남편이 바람을 피울 때마다 상습적으로 폭행을 일삼았던 힐러리에 대해 스톤은 “힐러리는 클린턴을 때리거나 클린턴을 향해 단단한 물건을 던지기도 했으며, 손톱으로 긁거나 할퀴어서 피를 흘리게 하기도 했다”라고 주장했다.
전 백악관 대변인이었던 디 디 마이어스 역시 1999년 게일 시히의 책 <힐러리의 선택>에서 힐러리의 불같은 성격에 대해서 언급했었다. 1993년, 힐러리가 아버지의 임종을 지키기 위해 리틀록에 가있을 당시 클린턴이 백악관으로 바브라 스트라이샌드를 초청해서 1박 2일 동안 어울렸다는 사실을 알고는 부랴부랴 백악관으로 돌아왔던 힐러리는 그날 심하게 말다툼을 했다. 그리고 다음 날 클린턴의 목에는 5㎝가량의 할퀸 자국이 생겼으며, 이에 대해 당시 마이어스는 브리핑을 통해 “면도를 하다가 벤 상처”라고 둘러댔다. 하지만 조금 후 클린턴은 전혀 다른 말을 해 마이어스를 난처하게 했다. 클린턴은 별 거 아니라는 듯 “딸 첼시와 뒹굴면서 장난치다가 생긴 상처”라고 말했다.
또한 마이어스는 “클린턴은 사람들을 개인적으로 공격하는 법이 없었다. 하지만 힐러리는 사람들을 공격했다. 동료들이나 주변에 있는 사람들 앞에서 망신을 주곤 했다”라고 주장했다.
2004년 출간된 <아메리칸 에비타>의 저자인 크리스토퍼 앤더슨도 아칸소 주지사 시절의 부부싸움 일화를 하나 소개했다. 어느 날 한밤중에 잠에서 깼던 힐러리는 남편이 집에 없는 것을 보고 경호원에게 전화를 걸어서 당장 남편을 찾아오라고 명령했다. 클린턴이 집으로 돌아오자 곧 무시무시한 부부싸움이 시작됐다. 유리잔이 날아가고 문을 쾅 닫는 소리가 관저 바깥까지 요란하게 울렸다. 앤더슨은 책에서 “싸움이 끝난 후 관저 직원들이 부엌에 들어가보니 깨진 유리잔과 접시가 바닥에 뒹굴고 있었고, 찬장 문은 떨어져 있었다”라고 말했다.
또한 앤더슨은 클린턴 부부가 리무진을 타고 이동할 때도 곧잘 싸움을 했다고 말했다. 한 리무진 운전기사는 “힐러리는 손에 잡히는 것은 닥치는 대로 집어 던졌다. 메모장, 파일, 브리핑 책, 자동차 열쇠 등을 던졌던 것 같다”라고 말했는가 하면, 또 다른 운전사는 “클린턴 부부는 차를 타고 가는 내내 서로에게 고함을 지르면서 싸웠다. 차마 입에 담지 못할 말을 하면서 싸웠다. 하지만 목적지에 도착한 후 리무진에서 내려서는 즉시 태도가 돌변했다. 갑자기 얼굴에 미소를 띠고는 군중들을 향해 손을 흔들어 보였다”라고 말했다.
1999년 ‘르윈스키 스캔들’이 극에 달했을 때 부부가 얼마나 크게 싸움을 벌였는지에 대해서는 의심할 여지가 없다. 당시 백악관 직원들과 경호원들은 힐러리가 백악관이 쩌렁쩌렁 울리도록 남편을 향해 무섭게 화를 내는 소리를 들었다. 힐러리는 “이 멍청하고, 멍청하고, 또 멍청한 놈아!”라고 고함을 쳤으며, 책과 재떨이를 집어 던지기도 했다. 한 번은 클린턴의 뺨을 얼마나 세게 때렸는지 클린턴의 뺨에 벌건 손자국이 남아 있을 정도였다.
힐러리는 폭행만 휘두른 것이 아니라 입도 매우 거칠었다고 스톤은 말했다. 그는 책에서 “1993년 취임식 날 오전 한바탕 부부싸움을 했던 힐러리는 ‘취임식을 저주하겠다’면서 온갖 모욕적인 말들을 쏟아냈다”라고 말했다.
힐러리의 거친 입과 관련해서는 전 FBI 요원이었던 개리 올드리치의 <자유로운 출입>에도 몇 가지 사례가 소개되어 있다. 힐러리는 툭하면 경호원들에게 비속어인 ‘f--k’이라는 단어가 섞인 거친 말을 쏟아붓곤 했다. 가령 트렁크를 들어달라는 부탁을 거절한 경호원을 향해 “그냥 f--k 물러서 있어, 나한테서 f--k 떨어져 있으라고!”라고 말하거나 “나한테서 10야드 밖에 서있어! 그냥 f--k 내가 시키는 대로 해, 알았지?”라는 식이었다.
그런가 하면 지금은 은퇴한 전직 경호원인 댄 에멧은 힐러리의 거친 입에 비해 클린턴은 신사였다고 말하면서 힐러리는 한 번도 경호원들에게 ‘고맙다’라는 말을 하지 않았으며, 경호원들을 마치 가정부처럼 부렸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과 <워싱턴포스트>의 탐사보도 기자였던 로널드 케슬러의 책 <퍼스트 패밀리 디테일>에는 이런 경호원들의 생생한 증언이 다수 수록되어 있다. 하루는 “좋은 아침입니다, 여사님”이라고 인사를 건네는 경호원에게 힐러리는 “꺼져”라고 답했다. 사실 이런 일은 비일비재했다고 경호원들은 말한다.
한 경호원은 “공식석상에서 힐러리는 미소를 지으면서 정중하게 행동한다. 하지만 카메라만 꺼졌다 하면 난폭하고 고약하면서 고압적인 태도로 돌변한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경호원은 “힐러리는 리처드 닉슨마저 간디처럼 보이게 한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한번은 백악관의 전기공이 2층의 전구를 갈고 있는 모습을 보고 달려왔던 힐러리가 “집안 수리는 우리 가족이 집에 없을 때 하라고 했지?”라고 소리를 지르면서 사다리에서 수리공을 끌어내리기도 했었다. 사정이 이러니 경호원들 사이에서 “역대 모셨던 인물들 가운데 최악이었다”라는 말이 나오고 있는 것도 무리는 아닌 셈.
<블룸버그 뉴스> 기자 출신인 케이트 앤더슨 바우어는 이런 힐러리의 성품이 딸 첼시에게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신의 저서 <더 레지던스:백악관의 내밀한 세계>에서 그녀는 첼시의 거만하고 도도한 태도에 관해 한 가지 일화를 소개했다. 친구와 전화 통화를 하고 있던 첼시가 경호원이 방으로 들어오자 “이제 끊어야겠어. 돼지 한 마리가 들어왔네”라고 말했던 것. 이 말을 듣고 얼굴이 붉어진 경호원이 “클린턴 아가씨, 제 임무는 아가씨, 그리고 아가씨 부모님과 총알 사이에 서서 안전하게 지켜드리는 것입니다. 이해하시겠어요?”라고 말하자 첼시는 “그냥 엄마아빠가 부르는 대로 부른 건데요”라고 대답했다.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