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도의회 허남주 의원이 전북도와 각 시·군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현재 도내 입점해 영업 중인 백화점과 대형마트는 16개소로 지난해 매출이 1조 2000억 원에 육박했다.
롯데백화점 전주점 직원 대부분은 비정규직으로 고용불안 문제가 제기됐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이채익 의원의 또 다른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롯데를 비롯한 국내 대형 유통업체가 전북지역에서 벌어들인 매출액은 총 1조 3896억 원이다. 하지만 기부금 등으로 지역사회에 환원된 돈은 0.05% 수준인 7억 7000만여 원에 불과하다. 쇼핑의 편리성에 주어진 대가라고 하기에는 ‘너무하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이유다.
이 가운데 전주 롯데백화점의 작년 매출액은 3200억여 원이었다. 주변 업계는 올해도 전주점의 매출액이 3000억 원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전주 롯데백화점이 전북에 기여한 것은 별로 없다. 올해 2분기에 지역 환원 차원에서 내놓은 돈은 사랑의 열매 300만 원, 백화점 주변 정화활동비 30만 원, 지역아동센터 체험비 30만 원, 서신동부녀회 지원 30만 원 등 고작 390만여 원에 불과했다.
특히 전주점의 직원 1600여 명 가운데 정규직은 110여 명에 그치는 등 직원 대부분이 비정규직으로 고용불안이 계속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전주 롯데백화점은 대기업이 지역 상생보다는 돈벌이에 급급하다는 비판을 면키 어렵게 돼 최근 전주경기장을 놓고 전주시를 상대로 한 법적 소송 논리가 궁색해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북도내 15개 대형마트 역시 지역사회에 대한 관심이 극히 적은 것은 마찬가지다. 지난해 롯데마트, 이마트 등 도내 15개 대형마트는 총 8700억여 원의 지역 자금을 걷어갔지만 지방세나 기부금 지원 등 지역에 대한 기여도는 매우 미미한 실정이다.
지난해 1000억 원의 매출을 올린 이마트 전주점의 지방세 납부액은 2억 5100만 원, 홈플러스 전주점과 전주 완산점, 효자점 등 3곳의 납부액도 통틀어 4억 8400만 원에 그쳤다.
이처럼 지역에서 영업 중인 대형유통사들의 지역환원 내지 공헌활동이 매우 저조한 데도 업체들은 ‘본사의 일괄정책’이라는 이유로 공헌활동 참여에 심드렁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도내 시군도 유통산업발전법이 대규모 점포 개설 등록시 시장 군수로 하여금 상권영향평가서와 지역협력계획서를 제출받도록 하고 미진 시 보완 요청을 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해 놓고 있다. 그러나 ‘강제사항이 아니라 대형유통업체가 협조를 하지 않으면 어쩔 수 없다’며 소극적인 대응에 그치고 있다.
이에 허남주 의원은 최근 도의회 임시회 5분 발언에서 “롯데백화점과 이마트 등 대형 유통업체가 전북인의 돈을 쓸어가면서도 달랑 몇 푼으로 선심 쓰고 지역출신을 직원으로 채용하는 일도 ‘나 몰라라’ 하고 있는데도 전북도와 각 시·군은 그냥 바라만 보고 있다”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허 의원은 나아가 “전북도가 시군정책협의회를 통해 대형유통업체의 지역기여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정한 조례제정을 일선 시군에 독려하는 등 전북도가 유통업체 매출이익의 일정부분을 지역에 기여하는 방안을 제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비난 목소리가 높아지자 전북도는 지난 10월 20일 롯데백화점 전주점 등 도내 6개 시·군 16개 대형마트 관계자들을 모아 놓고 ‘지역상권 상생협력 방안 마련을 위한 간담회’를 열었다.
정성환 기자 ilyo66@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