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배 세계바둑 최강전에서 일본 팀의 ‘선봉장’으로 나와 3연승을 거둔 이치리키 료 7단.
20일의 개막전은 우리 백찬희 초단 대 이치리키의 대결. 농심배 대표 선수 선발전 막판이었던 7월 21일 한국 랭킹 106위, 입단 3년차로 그때까지는 눈에 잘 띄지도 않았던 백찬희 초단이 김지석 9단을 제치고 대표단에 합류한 것은 선발전 최대 이변이었다. 랭킹이 낮아 한국바둑리그나 퓨처스리그에도 지명을 받지 못한 백찬희지만 이번에 김지석, 이동훈 등 내로라하는 강자 7명을 연파하며 단숨에 태극마크를 달고 선봉에 선 것. 그래서 기대도 했는데, 세계무대는 아무래도 좀 달랐던 모양이다. 백을 든 이치리키 7단에게 210수 만에 불계패했다.
이치리키 7단은 일본의 대표적인 신예. 세계무대에서 성적이 만만치 않다. 지난해에는 일본 신인왕전 우승을 비롯해 신예 국제대회인 제1회 글로비스배, 제2회 오카게배를 제패했다. 오카게배는 대회 2연패. 21일, 이치리키의 두 번째 상대는 중국의 판윈뤄 4단(19). 이치리키 7단의 흑을 들고 203수 만에 불계승, 연승에 시동을 걸었다. 22일 한국 팀은 ‘슈퍼 팬더’ 민상연 4단을 내보냈다. 민 4단은 선발전에서 허영호 9단을 꺾었다.
바둑은 중반까지는 백을 든 민상연의 페이스였다. 그 흐름을 유지하며 계가바둑으로 이끌었으면 백이 조금이라도 유리한 형세라는 것이 검토실의 중론이었건만 민 4단이 선발전 직후의 인터뷰에서 “뱃심으로 밀어붙이겠다”고 했던 말이 생각났는지 돌연 태도를 바꾸어 이치리키의 흑 대마를 잡으러 가면서 판이 어지러워지기 시작했다. 대마 공격은 실패였다. 와중에 백은 덤만큼의 손해를 보았고, 그것이 승부를 갈랐다.
이치리키 7단은 3연승 상금 1000만 원을 확보했다(이후 1승 추가 때마다 1000만 원씩 추가). 중국의 다음 선수는 우광야 6단(25). 과연 일본 팀이, 이치리키 7단이 이번에야말로 뭔가를 보여줄지. 그러나 앞길이 험난하다. 한국은 1차전에선 1승도 거두지 못했지만, 박정환, 이세돌, 최철한 9단이 남아있다. 중국의 구리, 커제 9단은 또 어떤가.
농심배 우승상금은 5억 원. 제한시간은 각자 1시간에 1분 초읽기 1회. 농심배는 지금까지 한국이 열한 번, 중국이 네 번, 일본이 한 차례 우승했다.
농심신라면배 참가 선수는 다음과 같다. △한국 이세돌 9단, 박정환 9단, 최철한 9단, 민상연 4단, 백찬희 초단 △중국 구리 9단, 커제 9단, 롄샤오 7단, 우광야 6단, 판윈뤄 4단 △일본 이야마 유타 9단, 고노 린 9단, 이다 아쓰시 8단, 무라카와 다이스케 7단, 이치리키 료 7단.
<1도>가 민상연 대 이치리키의 대국. 좌상귀에서 흘러나온 흑 대마를 향해 백1-3으로 총부리를 겨누면서 파도가 거칠어졌다. 그러나 흑 대마는 애초 쉽게 공략당할 말이 아니었다. <2도>는 흑 대마가 수습하는 과정. 흑3과 백4, 흑9와 백10 등이 일단은 전부 손해 교환. 먼저 손해를 보고 있으니 이제는 잡아야 한다.
<3도> 흑1~9로 대마는 어느덧 백의 사정권에서 벗어나고 있다. 백의 선투자가 부담이 되고 있다. <3도> 흑5로는 그냥 <4도> 흑5-7을 선수하고 9로 밀고가기만 해도 사는 데는 지장이 없었다. 백10 다음은….
<5도> 흑1로 젖힌다. 백2로 끊으면 흑3~9를 서수하고 11에서 13으로 이쪽을 다시 끊는다. 백14로 따내야 하는데 흑15면 연단수. 그래서 이 대국을 인터넷 해설하던 윤준상 9단과 검토실에서는 “<3도> 백6으로는 이렇게 직선적으로 공격에 매달릴 것이 아니라 <6도> 백1로 이쪽을 보강하며 차단을 노라고 흑2에는 백3을 선수한 후 5로 이쪽을 끊어 좌하귀 흑 대마와 엮어가는 그림을 그리고 싶었다. 원래 단곤마는 공격하지 말라는 것 아닌가”하면서 아쉬워했다.
이광구 객원기자
‘바둑채널’ 내년 정식 출범 한국기원이 준비 중인 또 하나의 바둑전문 방송 ‘바둑 채널(channel)’의 방송 채널 사용사업이 미래창조과학부의 최종 승인을 받았다. 한국기원은 지난 8월 13일 바둑채널 출범을 공식적으로 알리는 발대식을 가졌으며 바둑 관계자들과 기자들에게 바둑방송 설립 당위성을 설명했다. ‘바둑 채널’은 ‘공익에 입각한 전문 방송영역 구축’, ‘바둑 발전을 위한 수익 재투자’, ‘시청자와 소통할 수 있는 양방향 방송’ 등을 기본 방송이념으로 내년 1월 1일 정식 출범한다. 한국기원이 100% 자본을 투자해 독자적으로 운영할 ‘바둑 채널’은 바둑 보급과 발전 등 공익성에 우선순위를 두어 기존 바둑 방송과 차별화된 프로그램을 제공할 예정이다. [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