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판돈 2만 원으로 고스톱을 친 기초생활수급자는 유죄판결을 받았지만 1년 뒤 법원은 판돈 26만 원을 건 ‘훌라’ 게임에 대해 도박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100만 원권 수표를 가지고 5명이 최고 10만 원씩을 걸고 약 200회에 걸쳐 속칭 ‘모이쪼’를 했어도 법원은 도박죄를 인정하지 않았다. 상습성이 없다는 것이 근거였다. 해외여행 중 재미삼아 한두 차례 소액으로 카지노 게임을 한 것을 처벌한 사례도 거의 없다. 즉 법원은 형법 제246조 제1항의 ‘일시적 오락’에 대해 재물의 가액, 도박의 시간과 장소 등을 따져 사건별로 다르게 판단하고 있다.
다만 검찰이 해외 원정 도박을 기소한 사례를 보면 액수 자체가 1000만 원 단위를 넘어간다. 주로 액수가 크고 상습적으로 도박을 벌인 이들이 도박죄로 기소가 됐다. 하지만 현재 일시오락과 도박의 차이를 구분할 수 있는 명확한 판단 기준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최선재 기자 su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