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오전 권순기 총장을 비롯한 대학본부 보직자들과 학생들이 아침식사를 하고 있다.
[일요신문] 1000원짜리 식사. 우선 듣기에 터무니없어 보이는 말이지만 경상대학교에선 가능하다.
국립 경상대학교(GNUㆍ총장 권순기) 생활협동조합(이사장 최정혜 학생처장)은 학생들의 건강과 학습능력을 향상시켜 주기 위해 중간고사 기간인 26일부터 30일까지 5일간 중앙1식당에서 아침밥을 1000원에 판매한다고 밝혔다.
생협은 지난 1학기 기말고사 기간에 아침밥을 1000원에 제공한 바 있는데, 하루 평균 250여 명이 이용했다.
이때는 사전 홍보가 거의 되어있지를 않았다. 생협은 이번 2학기 중간고사 기간에는 400여 명의 학생이 아침밥을 챙겨 먹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생협은 1000원에 판매하는 밥이지만 메뉴 등에는 각별히 신경을 쓰고 있다.
월요일에는 빵과 잼(흰우유, 스크램블에그, 감자튀김, 과일), 화요일엔 백반(소고기국, 소시지피망볶음, 시금치나물, 김치, 요구르트), 수요일엔 해물야채죽(일미포무침, 콩나물무침, 김치), 목요일엔 햄 토스트(콘프레이크, 우유, 과일, 양배추샐러드), 금요일엔 참치김치주먹밥(우동장국, 찐만두, 과일) 등을 제공한다.
생협은 이번 ‘1000원 아침밥’에 드는 비용이 750만 원 정도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해 동안 4회 시험기간에 ‘1000원 아침밥’ 행사를 할 경우 대략 3000만 원을 생협에서 부담하게 된다는 설명이다.
오는 기말고사 때도, 내년에도 이와 같은 행사를 계속할 계획이다.
권순기 총장을 비롯한 대학보직교수들은 26일 오전 8시 30분 학생식당에서 아침밥을 직접 시식하며 식단과 위생상태 등을 점검했다.
이 자리에서 권순기 총장은 “1000원짜리 밥이지만 보통 때보다 더 신경 써서 학생들이 맛있게 먹을 수 있고 영양적으로도 부족함이 없도록 관심을 기울여 달라”고 당부했다.
전국 대학 중에 시험기간에 학생들에게 저렴한 가격으로 아침밥을 제공하는 대학은 서울대가 있었다. 경상대가 두 번째다.
전남대는 아침식사 비용으로 1000원을 지원한 적이 있다. 대학식당을 운영하는 주체가 외부업체인 경우 이 같은 이벤트는 사실상 거의 불가능하다.
경상대는 경상대 교직원과 학생들로 이뤄진 생활협동조합이 식당을 운영하기에 가능하게 됐다.
경상대 최정혜 생협 이사장은 “학생들이 시험기간 중에 밤샘을 하는 등 학업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아주 심할 텐데 아침밥이라도 따뜻하게 많이 먹게 하자는 취지로 1000원 아침밥 행사를 생각하게 됐다”며 “대학 인근의 자취생이나 도서관에서 밤샘하는 학생들이 편하게 식사하고 시험에 임해 좋은 성적을 얻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하용성 기자 ilyo3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