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 딸 선희 씨는 “박 대표는 2년 반인가 전부터 왕래를 끊었다. 얼마 전 의무기록을 뗀다고 병실 앞까지 왔었다고 병원 직원들이 전하더라. 예전에 아버지가 외부인 면회를 하고 발작 증세를 보인 적이 있다. 때문에 주치의가 면회를 금지시켰다. 하지만 아들이 와서 뵌다고 하면 막을 사람이 어디 있겠나”며 답답해했다.
박원석 대표 측은 “사모님이 면회 금지조치를 해놨다. 그래도 가끔씩 찾아뵌다. 사모님이 법원에서 나온 조사단도 면회를 못하게 해서 난리가 난 걸로 알고 있다”고 해명했다.
한편 지난 10월 29일 오후 3시에 진행된 변론기일 공판에서도 박 회장의 상태에 대한 양측의 주장이 엇갈렸다. 이날 증인으로 출석한 발 마사지사 고 아무개 씨는 2012년 9월 박 회장이 쓰러진 뒤 그 해 12월 주식증여계약서를 작성할 당시 매주 3회 박 회장을 방문해 발마사지를 했다고 한다. 고 씨는 “당시 회장님은 교회를 다녀왔냐는 등 안부를 물어보는 등 일상적인 대화가 가능했으며 늘 방에 TV가 켜져 있었고 TV를 보고 계시는 듯했다”고 말했다. 박 회장의 당시 건강 상태에 대해 언급한 새로운 증인이 등장한 것.
그렇지만 곧이어 증인으로 출석한 강남세브란스병원 신경외과 정준호 교수의 의학적인 소견은 달랐다. 그는 “당시 박 회장의 뇌출혈 증상이 심하고 혈관성 치매증상도 심해 의학적인 소견으로 볼 때 인지 능력이 1세 이하 수준으로 의사소통이 거의 불가능했다”라며 “당시 안부를 묻는 등 일상적인 대화가 가능했다는 (발 마사지사) 고 씨의 증언을 딱히 단정 지을 순 없지만 의식과 판단 능력 등 사고력은 별개의 것이다. 일상적인 대화를 나누는 것과 이해력이나 뇌의 사고능력은 별개”라고 말했다.
서윤심 기자 heart@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