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유는 열한 살 많은 가수 장기하와 2년 동안 교제한 사실이 10월 초에 공개돼 화제를 뿌렸다. 서로의 집을 오가는 모습이 사진으로 찍혀 공개되자, 아이유는 망설임 없이 자신의 팬 카페를 통해 “여느 평범한 연인처럼 사랑하고 다투고 화해하면서 지내고 있다”고 알렸다.
하필 아이유의 연애 사실이 알려진 때는 그가 2년 동안 준비해온 새로운 앨범 출시를 불과 며칠 앞둔 상태였다. 그동안 대중에게 신비감을 심어줘 왔던 아이유의 공개연애가 혹여 새 앨범에 ‘악재’로 작용하지 않을지 우려의 시선이 제기되는 것도 무리가 아니었다.
하지만 ‘기우’에 불과했다. 새로 내놓은 타이틀곡 ‘스물셋’은 물론이고 ‘새 신발’ 등 앨범에 담긴 7곡의 노래가 모두 각종 온라인 음원차트 상위권을 싹쓸이하면서 변함없는 인기를 과시했다. 일부에서는 ‘연애 효과’를 봤다는 분석까지 꺼냈다. 실력 있는 음악가로 통하는 장기하와의 연애 사실이 오히려 대중의 관심으로 직결되면서 그에 따르는 반사이익을 누렸다는 해석이다. 실제로 가요계에서는 아이유가 이번 앨범을 통해 데뷔 이래 가장 많은 음원 수익을 거둘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적어도 아이유에게만은 ‘사생활’과 ‘인기’가 별개의 분위기인 셈이다.
가요계 한 관계자는 “아이유는 공개연애로 가장 이득을 많이 본 흔하지 않은 아이돌 스타”라며 “호감도가 높은 장기하와의 교제를 통해 기존에 갖고 있던 여동생의 이미지를 훌훌 털어낸 계기를 마련했고, 여성적인 이미지를 더하는 효과까지 봤다”고 진단했다.
아이유와 비교해 설리의 행보는 파격을 넘어 한때 충격까지 안겼다. 5인조 걸그룹 에프엑스 멤버였던 그는 지난해 초부터 힙합듀오 최자(35)와 여러 차례 스캔들에 연루돼 곤욕을 치렀다. 함께 손을 잡고 걷는 사진이나 단 둘이 맥주를 마시는 모습 등이 공개됐지만 그때마다 설리의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는 “연인 사이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이후에도 두 사람을 향한 의심어린 시선은 멈추지 않았다. 결국 지난해 중순 설리는 “최자와 서로 의지하는 사이”라며 연인 관계임을 밝혔다.
설리의 공개연애는 누구보다 혹독한 결과로 이어졌다. 최자와의 연애가 한창이던 올해 6월, 그는 팀에서 탈퇴했다. “연기 활동에 집중하기 위해서”라고 이유를 댔지만 설리와 소속사 사이에서 오고갔던 숨겨진 속사정에 대해서는 연예계 안팎에서 여러 말이 흘러나오기도 했다. 확인되지 않았지만 일부가 제기한 멤버 간 ‘불화설’도 그 중 하나다. 지난해 7월 에프엑스가 3집 앨범을 발표하고 한창 활동할 시기, 설리는 돌연 팀 활동에서 빠졌다. 혼자만 방송에 출연하지 않았다. 여러 억측이 나오자 소속사는 “건강이 좋지 않다”고 설명했지만 공교롭게도 비슷한 시기에 연인 최자와 강원도 바닷가로 여행을 떠나 찍은 사진이 공개돼 팬들의 질타를 받기도 했다. 여러 구설이 불거지자 결국 에프엑스는 당초 계획했던 기간을 채 마무리하지 못한 채 음반 활동을 서둘러 마쳤다.
이때부터 설리는 사실상 연예계 활동을 중단한 상태다. 미리 촬영해놓은 <해적:바다로 간 산적>과 <패션왕>이 지난해 하반기에 차례로 개봉하긴 했지만 영화를 알리는 여러 활동에는 참여하지 않았다. 간간이 패션 관련 행사나 화보, 지인이 출연한 영화의 시사회 등에 모습을 드러내지만 팀에서 탈퇴하면서 밝혔던 “연기에 전념하겠다”는 뜻을 아직까지도 만족스럽게 이루지 못하고 있다. 현재 출연을 조율한다거나 주인공 물망에 올랐다는 소식도 없는 상황. 과감하게 사랑을 택했지만 정작 자신의 주된 일에서는 본의 아니게 잠행을 잇게 됐다.
수지의 남자는 한류스타 이민호(28)다. 두 사람은 올해 3월 영국 런던에서 데이트를 즐기는 모습이 공개되면서 연인 사이임이 드러났다. 톱스타들의 만남이자, 한류를 이끄는 스타들의 만남이란 점에서 국내는 물론 중국어권을 비롯한 아시아에서도 숱한 화제를 뿌렸다. 공개연애를 시작한 지 이제 7개월째, 그만큼 세상의 관심은 조금씩 잦아들었다. 급기야 최근에는 한 차례 ‘결별설’에 시달리기도 했다.
물론 수지는 이민호와의 교제 이후에도 변함없는 영향력을 과시해왔다. 특히 광고계에서 얻는 반응이 거세다. 광고모델의 스캔들에 예민할 수밖에 없는 광고주들마저 수지와 이민호의 교제로 인해 만들어진 파급력만큼은 은근히 반겼다. 이는 수지가 공개연애를 시작한 이후에도 국내 대표 가전브랜드와 화장품, 음료 등의 모델로 발탁될 수 있던 배경이다.
하지만 연기활동에 관해서는 활약이 유난히 잠잠하다. 수지가 소속 그룹인 미쓰에이 활동보다 오히려 더 주력해온 영화와 드라마에서의 활동 역시 미미한 수준이다. 올해 들어 공개한 작품이 한 편도 없어서 이기도 하지만, 3년 전 영화 <건축학개론>으로 만들어낸 ‘첫사랑의 아이콘’ 이미지는 공개 연애 이후 확연히 줄어들었다는 냉정한 평가 역시 따른다.
한 영화 제작자는 “수지는 향후 출연하는 작품에서 첫사랑 이미지를 확실히 털어내고 연기자로 자리매김하거나 아니면 전혀 다른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어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며 “수지가 만인의 연인 같은, 첫사랑 같은 모습으로 인정받았다는 사실이 어쩌면 제약이 될 수도 있지 않겠느냐”고 우려했다.
그런 의미에서 11월 25일 개봉하는 영화 <도리화가>는 수지의 공개연애 여파를 가늠해볼 수 있는 또 다른 무대다. <건축학개론>에 이어 두 번째 주연으로 나선 영화로, 조선시대 말을 배경으로 금기를 깬 여류 명창 역을 맡아 연기 변신에 나선다.
이해리 스포츠동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