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처남인 최양오 현대경제연구원 고문이 총선 출마를 선언해 사위 마약 사건 이후 다시 한 번 김 대표 가족이 입길에 오르고 있다. 이종현 기자 jhlee@ilyo.co.kr
김무성 대표는 큰형인 김창성 한국경영자총협회 고문의 경기고 동기 이재설 전 체신부 장관의 중매로 지난 1981년 부인 최양옥 씨(58)와 결혼했다. 김 대표는 평소에 영화 보는 것을 좋아해 최양옥 씨와 데이트를 할 때 영화를 두 편씩 보곤 했다고 한다. 네다섯 번의 영화 데이트 이후 두 사람은 백년가약을 맺었다.
최양옥 씨의 선친이자 김 대표의 장인인 고 최치환 의원은 이승만 정부 공보실장과 경향신문사 사장, 서울시 경찰국장을 지냈다. 무엇보다 경남 남해에서 5선 의원을 지냈기에 고 최 의원은 최 고문과 김 대표의 정치 후견인의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다.
고 최 의원의 부인, 즉 김 대표의 장모인 송효숙 씨(86)는 1940년대 후반에 미국 플로리다주립대에서 공부를 마친 미국 유학 1세대로 불린다. 고 최 의원과는 미국 유학 시절 만났고 한국에 돌아와 혼인했다. 둘 사이에는 최성배·양일·양미·양옥·양오·순호, 3남 3녀가 있고 김 대표 부인 최양옥 씨는 넷째이자 차녀다. 이번에 화제의 중심에 선 최양오 고문은 다섯째라 이름에 ‘오(五)’가 들어갔다. 최 고문의 다른 두 형제는 변호사와 사업가의 길을 걷고 있다.
최양오 현대경제연구원 고문
최 고문은 김영삼 정부에서 청와대 행정관을 역임했고 줄기세포 제약기업인 차바이오텍 대표이사를 거쳤다. 최 고문은 “공직생활 이후 기업, 학교 등 다양한 자리에서 여러 경험을 한 것이 지식보다는 지혜를 갖는데 많은 도움이 됐다”며 “특히 기업 대표로 있을 때 현장에 답이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는데 현장에 귀 기울이며 일할 수 있는 정치인을 목표로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덧붙였다.
최 고문의 총선 출마에 대해 논란이 이는 부분은 매형이 새누리당 대표인 상황에서 새누리당 표밭인 서초갑에 출마한다는 점이다. 김 대표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김성태 새누리당 의원은 1일 보도자료를 통해 “피선거권이 헌법상 보장된 개인의 자유이자 권리이기는 하지만 최 고문은 대표와 특수 관계인에 해당하는 만큼 괜한 정치적 오해와 논란을 야기할 필요가 없다”며 “총선 출마는 부적절하다”고 밝혔다.
이에 최 고문은 “경선을 하기 위해 출마를 결심했다. 서초갑에서 상향식 공천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보수의 진화를 증명할 것이다”며 “전략공천을 받는 것도 아니고 이미 당선 경험이 있는 후보들과의 경선을 통해 오픈프라이머리를 이뤄 보겠다는 것이다”고 반박했다.
최 고문은 또한 선친의 지역구를 피한 것이 기득권을 포기한 진정한 개혁이라는 입장이다. 최 고문은 “개혁을 위해 가장 먼저 버려야 할 것이 아버지의 후광이라고 생각했다”며 “선친의 지역구인 남해에 응원해주시는 분들이 많이 계셔 아버지의 자리를 이어받아야겠다는 생각도 했지만 혁신을 위해 과감하게 포기했다”고 말했다. 서울 서초구 잠원동에서 1974년부터 거주해 온 최 고문은 “요즘 주민들이 길에서 알아보고 응원해줄 때 힘이 난다”고도 했다.
첫 여의도 입성에 도전하는 최 고문의 곁에는 5선을 경험한 가족들이 있었다. 최 고문은 “모친과 누이가 각각 부친과 매형의 5선 동안 옆에서 든든한 조력자였기 때문에 선거에 있어서는 베테랑이다. 가족들이 옆에서 지지해주고 있어 고마울 따름이다”며 “최근 매형인 김 대표가 총선 출마를 말린다는 보도가 있었지만 출마의 어려움이 아닌 정치의 어려움에 대해서 말한 것이고 평소 정치전반적인 조언을 해주고 잘해보라고 격려했다”고 주장했다. 김 대표 측은 “출마와 관련해 일절 상의를 받지 못했고 어차피 경선을 치러야 하니 알아서 해야 할 일”이라고 밝힌 바 있다.
최 고문이 출마를 강행한다면 그의 말대로 당장 당내 경선을 넘어야 한다. 경쟁 상대는 17, 18대 국회의원을 지낸 이혜훈 전 새누리당 최고위원과 조윤선 전 청와대 정무수석비서관이다. 이혜훈 전 최고위원은 지난 2007년 한나라당 박근혜 대선후보 캠프에서 대변인을 맡았던 ‘원조 친박’ 출신이지만 박 대통령의 경제정책에서 대립각을 세우며 ‘탈박’으로 분류되고 있다.
조 전 수석은 지난 2008년 18대 총선에서 비례대표로 당선돼 국회에 입성했다. 19대 총선에서 ‘정치1번지’ 종로에 공천을 신청했지만 고배를 마셨다. 같은 해 18대 대선 당시 박근혜 후보 대변인을 시작으로 여성부 장관·정무수석을 거치며 ‘신박’으로 급부상했다.
최영지 기자 yjchoi@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