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월드컵경기장 내부 전경. 사진제공=수원 삼성 블루윙즈
수원 삼성의 서정원 감독은 11월 5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슈퍼매치 기자회견’에서 구단과 수원월드컵재단의 갈등과 관련해 “염태영 수원시장과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옳은 판단을 할 것으로 믿는다”며 “월드컵 경기장은 축구를 하는 곳”이라고 밝혔다. 수원월드컵재단의 문제점을 지자체장이 나서서 해결해달라는 요구로 풀이된다.
수원 삼성과 수원월드컵재단의 갈등은 삼성 구단과는 별개로 수원월드컵재단이 경기장내 자체 광고를 영업하면서 촉발됐다.
수원 삼성은 지난해 7억 2407만 원의 경기장 사용료를 수원월드컵재단에 납부하고 구단 운영에 중요한 재원인 경기장내 광고수익 역시 수원월드컵재단의 자체 광고 영업으로 손실이 불가피하는 등 재단이 전형적인 갑질로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또한 경기전날 재단의 행사로 잔디가 망가지거나 연습경기 및 연습 애로사항 등 홈경기에 영향을 미치게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수원은 올 시즌 초대권 등 공짜표를 근절해 유료 관중 비율에서 K리그 클래식 1위에 올랐다. 하지만 연고지 프로축구단의 광고영업권을 보장하는 서울과 전북의 경기장과 달리 재단이 장내에 별도의 광고물을 설치해 구단의 광고 영업을 방해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수원월드컵재단은 지난 2004년부터 수원월드컵경기장 2층 난간 광고 및 경기장 외곽광고를 운영하고 있다. 2층 난간광고는 삼성축구단이 2003년 제작해 2004년 관리재단에 기부채납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홈서포터스석 2층과 전광판 하단에 광고판을 설치하고 경기장 주전광판 하단부에 LED 광고판도 설치 중이다. 문제는 수원월드컵재단의 광고비가 수원 삼성이 운영하는 광고물의 광고비 단가보다 저렴한 것이다.
수원월드컵재단은 11월 5일 수원월드컵경기장내 3층 대연회장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경기 당일 광고운영에 대한 권리는 수원 삼성에 있지만 A보드와 현수막, 전광판 등 수원 구단에 허용된 구역을 제외한 경기장 내 시설물의 광고 판매 권리는 재단에 있다”고 밝혔다.
수원월드컵재단 한규택 사무국장은 “광고권과 경기장사용료 논란에 대해 경기장 운영 재정을 위해 불가피한 것으로 수원 삼성축구단은 2004년부터 관리재단에서 광고판 설치 및 운영 사항을 인지하고 있었으며 그간 공식 이의 제기 또한 없었던 것을 이제와 일부언론에 악의적으로 보도되는 등 감성적인 대응 태도가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잔디훼손과 관련해 “매년 1회 이상 콘서트 및 문화행사가 진행됐던 것으로 메르스 사태 이후 U-17축구대회 연기로 인해 콘서트와 근접시기가 중복된 상황이었다”고 해명했다.
또한 “2016년 잔디 전면교체 및 전광판 교체계획을 추진 중이며 경기장 유지보수 등 경기장 투자비용에 최근 3년간 51억여 원이 들었지만 삼성 축구단의 시설 개선 관련 경기장 투자비용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수원월드컵재단은 수원 삼성과 동반자 협력관계로 그동안 현수막과 연간회원권 구매 등 마케팅 지원협력을 계속 이어왔으며 조직 슬림화와 성과급 반납 및 각종수당을 축소하는 등 경영위기 극복을 위해 노력 중이라고 강조했다.
수원월드컵재단은 수원 삼성축구단과 갈등을 풀기 위해 대화에 나서고 관리재단과 축구단, 관련 유관단체 및 기관과의 공개토론을 제안할 방침이다.
경기도수원월드컵경기장관리재단은 경기도와 수원시가 6 대 4의 비율로 투자해 설립한 재단법인으로 수원월드컵경기장은 2002 한·일 월드컵대회과 수원컵 국제청소년축구대회, 피스컵대회, 해외 유명클럽 초청 경기, K리그를 성공적으로 개최했으며 2017 FIFA U-20 월드컵을 개최하는 등 명실공히 한국 축구의 메카이자 국내 최고의 축구경기장으로 손꼽히고 있다.
한편, 수원 삼성축구단과 수원월드컵재단의 이번 갈등이 스포츠비즈니스의 전형적인 문제점만 드러낸 것 아니냐는 지적과 함께 K리그와 남경필 경기도지사와 염태영 수원시장이 나서 합리적인 운영과 체계 개선 등 보다 적극적인 대안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서동철 기자 ilyo22@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