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한 지난 8월에는 남북 포격전이라는 초긴장 상황 속에서도 경기도 유소년 선발팀과 강원도 유소년 선발팀이 평양에서 열린 국제유소년축구대회에 참가하는 등 축구에서의 남북교류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북교류에서 가장 상징적이며 역사적 의의가 있는 ‘경평전’은 말만 무성할 뿐 아직까지도 재개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서울시는 암울했던 일제 강점기 스포츠 교류를 통해 민족적 동질성을 확인하고 한민족으로서의 기개를 드높였던 ‘경평축구’(1929년부터 총8회 개최, 1946년 중단) 대회 복원을 남북교류 역점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수차례 밝힌 바 있다.
매년 서울시 남북협력기금으로 예산을 편성하고 사업비를 책정해 놓고 있지만 남북교류협력사업에 예산을 거의 집행하지 못하고 있는 ‘개점휴업’ 상태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적극적인 남북교류로 남북협력기금이 ‘바닥’난 인천시와 대조되는 현상이다.
작년 말부터 서울시는 광복 70주년과 6.15 남북공동선언 15주년이 되는 올 해에 반드시 경평 축구를 부활시키겠다고 호언장담 했건만, 이미 연말이 되어가는 현재 상황으로 봐선 올해도 사실상 물 건너 간 상태이다.
▲ 최웅식 서울시의회 운영위원장
이에 대해 서울시의회 최웅식 운영위원장(새정치민주연합. 영등포1)은 서울시의 경평축구 부활을 위한 노력 부족을 강하게 질타했다.
최 위원장은 “다른 것은 몰라도 경평 축구만은 반드시 열려야 한다. 역사적. 민족적 의미에서 뿐만 아니라 축구대회의 열기가 남북 화해를 열어가는 본격적인 실마리를 풀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기 때문”이라며 경평 축구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작년 말에 서울시가 대한축구협회, 서울시 체육회 등과 경평전 부활을 위해 물밑 작업을 진행해 오고 있다고 밝혔으나, 정부의 태도 변화만 바라보고 있어 사실상 답보상태” 라며 서울시가 좀 더 적극적인 의지를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평전의 주체는 결국 서울시다. 물론 남북교류협력에 관한 법률 등에 의해 정부의 승인 없이는 많은 제약이 있지만 그렇다고 가만히 있어서는 안 된다. 남북체육교류협회 등 민간단체들을 통해 서울시의 입장을 전달하고 쉬운 분야부터 문제를 풀어나가야 한다.“ 며 민간단체 활용법을 제시하기도 하였다.
이어 최 위원장은 “경기도와 경기도 연천군, 강원도 등은 지난 8월 평양에 유소년 축구단을 파견해 평양시 유소년 팀과 경기를 가지기도 했으며, 인천시는 올해 초 중국 청두에서 북한 평양시 연고팀인 4.25축구단과 인천유나이티드와의 인천-평양 친선대회를 개최하는 등 8년 동안 꾸준히 북한 측과 축구 교류를 이어오고 있다” 며 타 시.도의 사례를 열거하고 “서울시의 경우는 말로만 ‘경평 축구’를 외쳤지, 실제로는 유소년 팀 간의 교류 조차도 없었다” 며 서울시의 추진 상황에 문제를 제기하였다.
“성인 축구팀간의 교류가 힘들다면 유소년 팀들부터라도 교류를 하고 상호 신뢰감을 형성하면서 단계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하면서 “서울시는 적극적인 노력이 부족하고 서울시 체육회나 축구협회는 복지부동 상태에서 아무런 활동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 이라며 서울시 체육계 전반에 대한 역할분담 및 조정이 필요함을 강조하였다.
특히 “서울시 축구협회의 경우, 올 여름 전국시도지사협의회와 중국인민대외우호협회가 공동주최하고 중국 삼성전자 법인이 후원했던 「한중 자매우호도시 청소년 축구 친선 경기」에 주최 측으로부터 서울시 중등부 2개팀을 파견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불참을 결정했다. 국내에서 13개 시도 24팀이 참가하고 중국에서는 9개 省市 24개팀이 참가하여 총 48개팀이 기량을 겨룬 대회였다”며 서울시 축구협회의 불참 결정을 체육단체의 대표적인 안일한 행정사례로 지적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이 대회는 광복 70주년을 맞아 중국에서 조선족이 가장 많이 살고 있고 항일 시인 윤동주의 생가와 묘소가 있어 역사적으로 매우 의미가 있는 연변주 용정시에서 개최되었고, 삼성전자 중국법인에서 모든 비용을 후원했기 때문에 경제적 부담이 전혀 없는 대회였음에도 불구하고 불참을 결정해 서울시 중등부 축구선수들에게 좋은 경험이 될 수 있었던 기회를 스스로 차버렸다”면서 “중국과의 교류도 제대로 못하는데 평양과의 교류는 어떻게 하겠느냐”며 체육단체들의 잘못된 관성을 질타했다.
최웅식 위원장은 “ 서울시 체육을 총괄하는 단체는 서울시 체육회다. 현재 서울시 체육회의 문제점은 정체성이다. 서울시 체육회는 서울시청 소속 운동부를 관리. 운영하는 단순한 업무만을 하는 단체가 아니라 한국 스포츠 발전과 서울시 발전을 위한 큰 그림을 그리는 단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며 경평 축구에 대한 서울시 체육회의 관심 부족을 지적하였다.
월드컵이나 올림픽 등의 지역 예선에서 남북이 마주치기는 했으나 국가대표로서 만난 것이었으며, 경평전과 같이 남북을 대표하는 도시 간의 정기적 경기는 부활되지 못하고 있다.
이에 최웅식 위원장은 “내년은 경평축구가 중단된 지 70년이 되는 해이다. 내년에는 반드시 경평축구를 성사시켜야 할 것”이라며 일제 치하에서 민족을 단합시키고 반일감정을 고취시킨 민족 최고의 스포츠 제전이었던 경평축구의 부활을 위해 서울시의회 차원의 노력을 다할 것을 다짐하고, 서울시가 경평축구의 민족적·역사적 의미를 되새기며 동 대회의 부활을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을 촉구하였다.
김정훈 기자 ilyo11@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