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구(구청장 김영종) 종로문화재단(대표 이건왕)은 11월 11일부터 17일까지 인사동 고은갤러리(인사동길5길29, 태화빌딩B1)에서 「장황의 기록, 손의 기억 展(전)」을 연다.
장황이란 미술작품을 장식하고 보존하기 위해 종이나 비단을 발라 꾸미고 나무와 기타 장식을 써서 족자(簇子)·액자(額子)·병풍(屛風)을 만드는 일로 현재 흔히 ‘표구’로 불리고 있다. ‘표구’라는 이름은 일제강점기 때 일본에서 효구(表具)라는 말을 그대로 받아 사용해 온 것으로 조선왕실에서는 ‘장황’이라고 불리었다.
1970년대 인사동지역은 전통문화네트워크의 거점으로 고미술시장이 활성화되기 시작했고 더불어 화랑과 표구, 필방 등도 전성시대를 맞았다. 그러나 2000년대 들어서면서 고미술시장이 침체되고, 이와 관련된 장인들의 활동도 줄면서 그 명맥이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이번 기획 전시는 인사동문화지구의 한 축인 장황 산업이 장인의 ‘손’에 의지해 명맥을 잇고 있는 소수 문화로 전락하고 있어, 다음 세대와 단절의 위기에 처한 장황의 문화를 대중과의 소통으로 전통문화유산을 보존하고자 ‘장황’만을 위한 최초의 전시를 기획하게 되었다.
‘장황 장인’이라 불리는 인사동 사람들을 취재하고 그를 기반으로 미술작가 손권일 등 총4명과 한국표구협회의 전문 장황인을 매칭하여, 작가의 작품을 장황 기술인 ▲병풍 ▲화첩 ▲두루마리 ▲족자 ▲액자에 선보이게 된다.
또한 이번 전시를 위해 지난 두 달간 인사동 ‘장황인’들과의 만남과 작업을 기록한 자료집도 출간했다. 장황인들이 그 동안 작업하면서 실수 했던 이야기, 가장 기억에 남았던 작업, 서화가 없으면 독자적으로 존재할 수 없어 전통문화의 한 분야지만 서화의 작품은 누구인지 기억해도 장황은 누구의 작품이었는지 기억하지 못해 아쉬웠던 일화, 작업 과정의 이야기 등을 담아 그 동안 입과 손으로만 이어져온 장황의 작업 방법 등을 세세하게 풀어 놓았다.
인사동에서 묵호당(표구사, 종로 와룡동 143)을 운영하는 손용학(문화재청지정 기능자 제 1365호) 대표는 이번 전시를 그 자신도 손으로만 기억하던 46년간의 기록이 일반대중들에게도 잘 전달되어 미래세대에 전달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비췄다.
한편 전시는 11월 11일부터 17일까지 일주일간 오전 10시 30분부터 오후 6시까지 진행되며, 개막행사는 11월 11일 오후 6시에 열린다.
종로구 김영종 구청장은 “이번 기획전이 우리나라 전통 토박이문화 장황기술을 보존•계승하고, 우수성을 널리 알리는 시작점이 될 것”이라며, “장황의 가치를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는 소중한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정훈 기자 ilyo11@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