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석우 전 대표이사
카카오는 이석우 전 대표가 지난 10일 사의를 표명했으며, 경기도 판교의 사무실을 찾아 임직원과 인사를 나눴다고 11일 밝혔다. 이석우 전 대표의 공식 퇴사 일자는 오는 14일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석우 전 대표는 지난 2011년 카카오에 합류,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과 함께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의 성공을 이끌었다. 이후 부사장을 거쳐 지난해 10월부터 다음과의 합병법인 다음카카오 대표에 선임됐다.
취임 1주년을 앞두고 이석우 전 대표는 최세훈 전 대표와 함께 임지훈 신임 대표를 추천, 공동대표 자리에서 물러나면서 최고경영진 협의체인 ‘CXO팀’에서 빠지고, 외부 기구인 경영자문협의체에서 자문 역을 맡았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사퇴설이 끊임없이 흘러나왔다. 실제 대표직에서 물러난 직후에는 안식 휴가를 내고 사실상 업무에서 손을 떼고 있었다.
하지만 이석우 전 대표는 이번에 사의를 표명하면서도 쉬고 싶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서는 이석우 전 대표가 창립 이후 수년간 이슈에 대응하면서 쌓인 피로감과, 임지훈 신임 대표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지난해에는 정부 수사기관의 ‘카카오톡 검열’ 논란이 불거지며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이석우 전 대표가 감청 영장(통신제한조치)에 협조하지 않겠다고 선언해 검찰과 갈등을 빚었다.
또한 지난 4일 검찰은 폐쇄형 SNS ‘카카오그룹’을 통해 유포된 아동·청소년 이용 음란물에 대해 사전에 전송을 막거나 삭제할 수 있는 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고 방치했다며 이석우 전 대표를 아동·청소년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불구속기소했다.
아동이나 청소년이 등장하는 것으로 인식되는 음란물 유포와 관련해 온라인 서비스 대표가 청소년성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카카오가 수사 대상이 된 것이나, 그동안 숱한 비정기 세무조사가 이뤄진 것이 일종의 ‘길들이기’가 아니냐는 해석까지 제기되고 있다.
민웅기 기자 minwg@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