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준선 기자 kjlim@ilyo.co.kr | ||
“2006년 새해 첫 날 결심했어요. 더 이상 늦기 전에 방송 일을 해보자고. 그래서 무작정 방송 아카데미에 등록하며 제 꿈을 향한 힘찬 발걸음을 내딛었죠. 아카데미 소개로 당시 내한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선수단을 3일 동안 동행 취재한 게 제 방송 데뷔였어요. 이후 EBS, 아리랑TV 등으로 활동 영역을 조금씩 넓혀왔고요.”
이예랑이 가장 꿈꿔온 방송일은 바로 라디오 DJ였다. 지하철 영어 방송의 주인공인 제니퍼 클라이드가 진행하는 아리랑TV 라디오 프로그램에 주 1회 고정 게스트로 출연하다가 결국엔 휴식을 위해 DJ를 그만둔 제니퍼를 대신해 그 자리를 차지하며 꿈을 이루게 됐다.
“로버트 할리 씨가 워낙 여행광인데다 <6시 내 고향>을 10년 넘게 출연해 대한민국 여행지를 속속들이 잘 알고 계세요. 그분과 함께 대한민국의 관광지들을 외국인들에게 소개하는 프로그램인데 다행히 청취율도 매우 높은 편이에요.”
아리랑TV는 한국을 전 세계에 홍보할 계획으로 만든 방송이다. 그만큼 이예랑이 진행하는 프로그램 역시 전 세계에 대한민국 관광지를 홍보하는 게 가장 큰 역할. 그렇지만 이예랑은 무조건 칭찬만하는 방송은 오히려 대한민국의 이미지를 더 나쁘게 만들 수 있다고 말한다.
“예를 들어 외국인들은 마른 오징어를 극도로 싫어해요. 그런데도 관광지 소개를 위해 마른 오징어가 맛있다며 외국인에게 권하면 안 되죠. 외국인 입장에선 좋지 않은 냄새가 날 수 있으니 피하라고, 또 한국 식당 관계자 분들에겐 가급적 외국인에게 마른 오징어는 권하지 말라고 방송해요. 대신 방송을 통해 한국 사람들이 마른 오징어를 즐겨 먹게 된 문화적 배경 등을 설명해드리고 있어요.”
라디오 DJ의 꿈은 이뤘지만 이예랑의 꿈이 거기까지는 아니다. 이왕이면 영어가 아닌 한국어로 진행하는 라디오 프로그램의 DJ가 되고픈 마음이 크고, 전문 인터뷰어가 되고자 하는 욕심도 있다. 리포터 MC DJ 등 다양한 영역에서 모두 좋은 모습을 선보이고 싶은 것.
“이상하게 한국에선 리포터에 대한 인식이 그다지 좋지 않은 것 같아요. MC나 DJ라면 뭐가 있어 보이는데 리포터라는 타이틀은 왠지 초라해 보여요. 그런데 외국에선 정반대거든요. 방송 리포터가 상당히 각광받고 사랑받는 직업이에요.”
이예랑은 올해 초 영화에 출연할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처음엔 라디오 프로그램의 한 코너인 콩트를 제대로 소화하기 위해 연기를 배우기 시작했다. 그런데 조금씩 욕심이 커져 배우가 되는 꿈을 키우기 시작했는데 결국 캐스팅 제안까지 받아 요즘 한창 출연 여부를 고민 중이다. 또한 아리랑TV처럼 영어를 사용하는 방송 위주로 활동해온 과거와 달리 이제는 대한민국 시청자들에게 좀 더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 노력할 예정이다. 새해를 맞아 이예랑의 보다 폭넓은 행보가 기대된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