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태희 | ||
가족 매니지먼트는 흔하지 않은 형태다. 과거 부모님이 연예인의 뒷바라지를 하던 시절은 지났다. 매니지먼트 업무 역시 전문적인 분야로 인정받으며 분업화된 양상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그속에도 배우 장나라 류시원 등이 가족의 비호 속에 순조롭게 연예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모델 출신 배우 이선진은 독특한 이력을 가졌다. 이선진은 지난 2008년 7년간 자신의 매니저로 일해 온 김성태 씨와 웨딩마치를 울렸다. 졸지에 계약 관계에서 가족 관계가 된 셈이다. 이 외에 개그맨 박수홍, 배우 한석규, 가수 김현정 등도 가족에게 매니지먼트를 맡겼다. 이런 행태의 가족 매니지먼트에 대해 다른 대형 연예 기획사 관계자는 “가족이 매니지먼트를 담당하면 금전 관계를 떠나 전적으로 믿고 맡길 수 있다는 신뢰감이 형성된다”고 설명한다.
#핏줄은 다르다?
대표적 한류 스타로 자리매김한 류시원. 류시원이 속한 알스컴퍼니의 대표는 친형인 류시관 씨다. 서울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한 류 씨는 체계적이고 합리적인 운영으로 오늘의 류시원을 만든 일등공신으로 꼽히고 있다.
장나라 역시 아버지 주호성 씨가 모든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수시로 장나라의 팬 페이지를 통해 장나라의 근황을 전하며 국내외 팬들을 관리하는 것도 그의 몫이다. 최근 영화 <하늘과 바다>의 개봉을 두고 빚어진 일련의 사태를 수습하는 일에도 주호성 씨가 앞장섰다. 한 연예 관계자는 “중국에서 안티 여론까지 형성되며 곤욕을 치른 장나라는 중국 내에 넓은 기반을 갖고 있는 주호성의 노력으로 중국 드라마 <철면가녀>를 촬영하며 정상 궤도를 회복하고 있다”고 말했다.
태진아와 최수종은 직접 매니지먼트 회사를 설립해 가족의 매니저 업무를 자처했다. 진아기획의 대표인 태진아는 아들인 가수 이루의 매니지먼트 업무까지 맡아 성공을 거뒀다. 지난해 초 전 소속사와 계약이 만료된 최수종과 하희라는 공동으로 SnH이엔티를 설립했다. SnH이엔티 관계자는 “최수종은 오랜 연예 생활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매니지먼트 회사를 설립해 자신과 아내인 하희라의 연예 활동을 직접 관리하고 있다”면서 “따로 전문 경영인까지 둬 전문성까지 높였다”고 설명했다.
▲ 장나라 | ||
스타는 만들어진다. 개천에서 용이 나는 시대가 지났다는 의미다. 스타는 철저한 계산과 훈련을 통해 완성된다. KBS 2TV 드라마 <꽃보다 남자>로 뜬 배우 이민호 역시 하루아침에 스타가 된 것은 아니다. 그의 소속사는 2007년 불의의 교통사고를 당한 이민호를 뒷바라지하고 경쟁률 높은 ‘구준표’ 역에 그를 캐스팅시키기 위해 수시로 방송국 문을 노크했다.
연예계는 인적 자원을 바탕으로 구성된 시장이다. 때문에 인맥과 친분은 캐스팅의 핵심 요소다. 가족 매니지먼트가 전문 매니지먼트 비해 뒤처질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10년가량 배우 매니저로 일한 A 씨는 “스타들은 모든 캐스팅과 계약이 자신의 이름값으로 이뤄졌다는 착각에 빠지곤 한다”라며 “스타들을 대신해 궂은일을 도맡아 하고 객관적인 시선으로 작품을 고르는 것이 매니저의 업무인데 이런 환경을 모르고 현장에 뛰어든 가족 매니지먼트는 실패하기 십상”이라고 설명한다.
이런 부작용을 피하기 위해 김태희는 100% 독립이 아닌 지난 4년 반 동안 함께 일해 온 전 소속사 나무액터스와의 전략적 제휴를 체결했다. 김태희가 루아엔터테인먼트 소속 연기자로 활동을 진행하지만 드라마와 영화의 시나리오 및 정보 제공, 광고 및 홍보 마케팅 전반에 대한 매니지먼트는 나무액터스가 대행하는 투인원 체제를 구축한 것. 이는 스타들의 1인 연예기획사들의 새로운 모델이 될 전망이다.
그런가 하면 아예 스타의 가족이 기존 소속사에 직원으로 취업해 일정 기간 현장 업무를 배운 뒤 독립하는 경우도 있다. 그렇지만 소속사 입장에선 독립할 목적으로 가족을 취직시키려는 연예인의 요구를 그냥 받아들일 순 없다. 그러다 보니 연예인들은 외롭다는 이유로 언니나 동생을 코디네이터 등으로 취직시킨다. 그러다 보니 인기 연예인의 코디네이터로 일하던 가족이 몇 년 뒤 연예기획사 대표로 변신하는 경우가 더러 있다.
한편 가족 매니저는 자금의 입출을 체크해야 하는 수고도 감수해야 한다. 가족 매니지먼트는 대부분 스타 1명의 수입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1인 기업’이다. 전문 매니지먼트 업체에 소속돼 있을 때는 신경 쓰지 않아도 되는 인건비 식대 임대료 등의 각종 제반 비용을 신경 써야 한다. 그러다 보니 각종 회계업무도 산재해 있다. 이 관계자는 “쉽게 말해 A4 용지 1권, 볼펜 1자루를 사는 비용도 고려해야 하는데 가족이 매니지먼트 업무를 보게 된 후 이런 부분이 투명하게 진행되지 못해 가족끼리 얼굴을 붉히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덧붙인다.
연예인 출신 매니저
이 바닥서 '빠삭'…스타 제조기로 부활